애플 주가가 어제 하루에만 2.61% 올랐습니다. 같은 시각 나스닥은 1.03% 빠졌고요.
존 터너스가 팀 쿡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앉은 첫날이었는데, 시장이 산 게 정말 '새 CEO'였는지는 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애플 주가 12년치를 전부 뒤져서 어제 같은 날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세어봤습니다.
애플 주가는 어제 정확히 얼마나 올랐나
이 글의 모든 수치는 2026년 9월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종가 기준입니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2일 새벽에 마감된 장이고요. 환율은 같은 날 1달러 = 1,369.5원을 썼습니다.
| 항목 | 수치 |
| 종가 | 325.13달러 (약 44만 5천 원) |
| 전일 대비 | +8.28달러 (+2.61%) |
| 장중 고가 / 저가 | 327.30 / 314.74달러 |
| 같은 날 나스닥 | -1.03% |
| 같은 날 S&P500 / 다우 | -0.71% / -0.79% |
| 52주 고가 / 저가 | 344.57 / 225.95달러 |
어제 미국장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중동 쪽 긴장이 다시 불거지면서 유가가 5% 가까이 튀었고, 장기 국채금리도 같이 올랐거든요. 이런 날은 보통 빅테크가 제일 먼저 맞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테슬라가 3.22%, 아마존이 1.87%, 엔비디아가 1.51% 빠지는 동안 애플만 2.61% 올랐습니다. 메타가 1.08% 올라 뒤를 받쳤고, 나머지는 전부 마이너스였네요.
Q. 지수가 빠지는데 애플만 오르는 게 그렇게 드문 일인가요?
네, 생각보다 드뭅니다. 필자가 2015년 1월부터 어제까지 2,933거래일을 전부 훑어서 '애플이 2% 이상 오르는 동시에 나스닥이 0.5% 이상 빠진 날'만 골라냈습니다. 몇 번이었을까요.
딱 12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가 그 12번째였고요. 12년 가까운 기간에 12번이니 1년에 한 번꼴입니다.
Q. 그럼 다음 주에도 오를까요 — 애플 주가 12년치가 준 답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앞선 11번 뒤에 애플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기간을 나눠서 봤습니다.
- 1거래일 뒤 — 평균 +0.72%, 11번 중 6번 상승 (55%)
- 3거래일 뒤 — 평균 +0.14%, 11번 중 6번 상승 (55%)
- 7거래일 뒤 — 평균 -0.42%, 11번 중 6번 상승 (55%)
상승 횟수는 세 구간 모두 6승 5패로 똑같은데, 평균 수익률만 시간이 갈수록 깎여서 7일째엔 마이너스로 뒤집힙니다. 왜 이런 모양이 나오냐면, 7일 구간에 -7.4%(2026년 2월)와 -7.1%(2026년 7월)처럼 크게 밀린 사례가 섞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7일 뒤 중앙값은 +1.14%로 여전히 플러스거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확률은 반반이고, 잘 되면 조금 벌고 못 되면 크게 잃는 모양입니다. 허나 표본이 11개뿐이라 이걸로 뭘 단정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히 해둬야겠네요. 필자도 이 숫자를 매매 근거로 쓰진 않습니다.
Q. 취임이 그렇게 큰 재료였다면, 발표한 날엔 왜 안 올랐나요?
바로 이게 핵심입니다. 애플이 CEO 교체를 발표한 건 어제가 아니라 2026년 4월 20일이었습니다. 그날 애플 주가는 270.23달러에서 273.05달러로, 1% 남짓 오르는 데 그쳤죠. 터너스가 워낙 '연속성 후보'로 분류돼 있어서 시장이 놀라지 않았던 겁니다.
그럼 발표일부터 어제 취임일까지 93거래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보겠습니다.
애플이 19.29%, S&P500이 7.35% 올랐습니다. 지수의 2.6배를 앞선 셈이죠. 중간에 7월 31일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7.4% 갭 하락한 구간이 보이실 텐데, 그 구멍을 어제까지 거의 다 메운 상태입니다.
즉 '취임했으니 오른다'가 아니라, 발표 이후 넉 달 동안 이미 지수 대비 12%p를 앞서 온 종목이 마지막 하루를 더한 것에 가깝습니다. 재료는 4월에 소화됐고, 어제는 그 흐름의 연장선이었다는 얘기죠.
Q. 거래량은 뭐라고 말하나요?
이게 제일 재미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취임일처럼 상징적인 날엔 보통 거래량이 확 터집니다. 새 CEO를 보고 들어오는 돈, 실망해서 나가는 돈이 부딪히니까요.
어제 거래량은 5,240만 주였습니다. 직전 20거래일 평균이 4,130만 주였으니 1.27배죠. 7월 31일 실적일에 1억 3,240만 주가 터졌던 걸 생각하면 아주 조용한 편입니다.
거래량이 안 터졌다는 건 대규모 자금이 재배치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게 앞의 해석을 뒷받침해 주네요. 참고로 필자는 페이팔 주가에서 빠진 7.81달러 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거래량을 봤었는데, 그때는 반대로 거래량이 터지면서 프리미엄이 통째로 날아갔었죠.
Q. 15년 전 팀 쿡 때는 어땠나요?
비교해 볼 만한 유일한 선례가 2011년 8월 24일입니다. 잡스가 물러나고 쿡이 CEO가 된 날이죠. 그날을 0%로 놓고 1년을 따라가 봤습니다.
- 1개월 뒤 +7.5%
- 3개월 뒤 +0.1% — 두 달을 통째로 반납했습니다
- 6개월 뒤 +38.9%
- 12개월 뒤 +76.9%
결과만 보면 대성공이지만, 취임 3개월 시점엔 본전이었다는 게 눈에 띄네요 ;; 당시에도 "잡스 없는 애플"이라는 회의론이 석 달 내내 주가를 눌렀거든요. 단, 이건 표본이 1개짜리 이야기라 법칙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2011년의 애플과 2026년의 애플은 시가총액만 30배 넘게 차이 나고요.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 데이터를 다 보고 남은 생각은 이겁니다. 어제 애플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아마 터너스가 아니라 유가와 금리였을 겁니다. 리스크가 커지는 날 자금이 빠져나가는 곳과 남는 곳이 갈리는데, 애플은 후자에 속했던 거죠.
허나 솔직히 이 설명도 깔끔하게 떨어지진 않습니다. 그 논리대로면 자본지출 부담이 큰 메타가 같이 오른 게 설명이 안 되고, 방어적이라고 볼 만한 마이크로소프트가 1.24% 빠진 것도 안 맞거든요. 하루짜리 등락에 그럴듯한 이야기를 붙이는 건 대개 사후 각색이더군요. 그래서 필자는 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 재료는 4월에 이미 소화됐고, 어제 거래량은 조용했다. 확실한 건 이 두 개뿐입니다.
진짜 시험대는 10월 말 첫 실적 발표일 겁니다. 쿡도 취임 3개월째에 본전이었죠. 그때 나오는 숫자가 터너스 체제의 실제 성적표가 될 테고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주가·거래량 원자료: Yahoo Finance (AAPL, ^IXIC, ^GSPC, ^DJI) — 2026년 9월 1일 종가 기준
- 12년치 조건 검색 및 이후 수익률, 4월 20일 이후 누적, 2011년 경로 계산: 위 원자료를 필자가 직접 집계
- CEO 교체 발표 및 취임 사실관계: Apple Newsroom(2026년 4월 20일), Al Jazeera(2026년 9월 1일)
- 9월 1일 시장 상황(유가·금리): The Motley Fool, CNBC 2026년 9월 1일자
- 환율: Yahoo Finance USD/KRW, 2026년 9월 1일 1,369.5원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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