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뒤 시간외에서 3.5% 올랐는데, 정작 발표 직후 30분 동안은 오히려 마이너스였습니다. 매출이 1년 만에 106% 늘었다는 숫자가 나왔는데도 시장이 잠깐 멈칫한 거죠. 그 30분 사이 투자자들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필자가 실적표 뒤쪽 숫자를 직접 계산해 따라가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엔비디아 주가를 흔든 건 매출 헤드라인이 아니라 현금흐름표였어요.
엔비디아 주가가 발표 직후 잠깐 밀렸던 이유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8월 26일 미국 정규장 마감(한국시간 8월 27일 오전 5시)과, 같은 날 장 마감 후 공시된 엔비디아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합니다. 원화 병기는 8월 26일 종가 환율 1달러 = 1,378.68원을 적용했습니다.
헤드라인 숫자는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분기 매출 962억 2,100만 달러(약 132조 원)로 1년 전보다 106%, 직전 분기보다 18% 늘었고요. 데이터센터 부문만 890억 달러로 117% 증가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2달러로 시장 예상치 2.09~2.10달러를 넘겼습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1,08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그것도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을 아예 0으로 놓고 계산한 숫자예요.
그런데 정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이미 1.59% 내린 209.66달러(약 28만 9천 원)로 마감했고,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도 한때 1.3% 더 밀렸습니다. 반등은 컨퍼런스콜이 시작되고 젠슨 황이 다음 회계연도 매출 성장 눈높이를 제시한 뒤에야 나왔어요. 시간외 217달러(약 29만 9천 원) 부근, 종가 대비 3.5% 수준입니다.
| 구분 | Q2 FY26 (2025년 7월) |
Q1 FY27 (2026년 4월) |
Q2 FY27 (2026년 7월) |
| 매출 | 467.4억 달러 | 816.2억 달러 | 962.2억 달러 |
| 영업이익 | 284.4억 달러 | 535.4억 달러 | 637.3억 달러 |
| 영업활동 현금흐름 | 153.7억 달러 | 503.4억 달러 | 240.8억 달러 |
| 잉여현금흐름 | 134.5억 달러 | 485.5억 달러 | 213.4억 달러 |
| 매출총이익률 | 72.4% | 74.9% | 75.0% |
표를 옆으로 읽으면 이상한 구간이 하나 보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커지는데, 현금흐름 두 줄만 가운데서 튀었다가 다시 주저앉아요.
장부상 이익 1달러에, 실제로 들어온 현금은 38센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회사가 본업을 굴려서 실제로 통장에 들어온 돈입니다. 이번 분기 엔비디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40억 7,700만 달러(약 33조 원)로, 직전 분기 503억 4,4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 늘었는데 말이죠.
비교를 좀 더 정직하게 하려고 영업이익으로 나눠봤습니다. 순이익으로 나누면 지분 평가이익 같은 본업 밖 항목이 섞여서 왜곡되거든요. 실제로 직전 분기 순이익 583억 달러에는 보유 주식 평가이익 159억 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영업이익 1달러당 실제 현금 유입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2025년 7월 분기 0.54달러, 2026년 4월 분기 0.94달러, 그리고 이번 2026년 7월 분기 0.38달러. 한 분기 만에 0.94에서 0.38로 떨어진 겁니다.
돈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45일에서 60일로
차이가 어디서 났는지는 현금흐름표 안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채권이 223억 4,600만 달러 늘었고, 재고자산이 57억 8,400만 달러 늘었어요. 매출채권은 물건은 넘겼는데 아직 못 받은 돈이고, 재고는 만들어 놓고 아직 안 팔린 물건입니다. 둘 다 장부상 매출에는 잡히지만 통장에는 안 들어온 금액이죠.
여기서 매출채권 회수일수(DSO)를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매출채권 잔액을 분기 매출로 나눈 뒤 분기 일수 91일을 곱하면, 판 물건 값을 회수하는 데 평균 며칠이 걸리는지가 나옵니다. 7월 26일 기준 매출채권은 630억 5,900만 달러고요. 4월말 잔액은 공시에 직접 나오지 않아서, 1월말 잔액 384억 6,600만 달러에 1분기 증가분 22억 4,400만 달러를 더해 407억 1,000만 달러로 역산했습니다.
45.4일에서 59.6일. 한 분기 만에 14.2일이 늘었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더 선명해요.
허나 이 숫자를 곧바로 부실 신호로 읽는 건 성급합니다. 엔비디아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 클라우드·오라클·코어위브 같은 초대형 사업자고요. 랙 단위로 나가는 베라 루빈 플랫폼은 설치와 검수에 시간이 걸려서 대금 회수가 뒤로 밀리는 게 구조적으로 자연스럽습니다. 대손이 터진 적도 아직 없고요. 다만 반도체 업종에서 매출채권과 재고가 매출보다 훨씬 빨리 불어나는 국면은, 사이클이 꺾일 때 가장 먼저 신호를 준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두 줄을 다음 분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계산해 볼 생각이에요.
회사가 직접 낮춰 잡은 다음 분기, 엔비디아 주가 전망의 변수
또 하나 눈에 걸린 건 회사가 스스로 제시한 3분기 매출총이익률입니다. 이번 분기 75.0%에서 74.0%(±50bp)로 1%포인트 낮춰 잡았어요. 매출은 1,080억 달러로 12% 더 키워 잡으면서 마진은 내린 겁니다.
다음 분기에 필자가 따로 확인해 볼 항목은 이 정도입니다.
- 매출채권 회수일수가 59.6일에서 더 늘어나는지, 아니면 이번 분기가 일시적인 고점이었는지
- 영업이익 대비 현금 회수 비율이 0.38에서 회복되는지
- 매출총이익률이 회사 가이던스 74.0%를 지키는지, 아래로 벗어나는지
- 재고자산 315억 7,500만 달러가 다음 분기 매출로 실제 소화되는지
레드곰의 시각
이번 공시에서 필자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건 대차대조표의 투자자산 항목이었습니다. 상장주식 보유액이 1월말 128억 8,600만 달러에서 7월말 427억 8,300만 달러로, 비상장주식은 222억 5,100만 달러에서 511억 5,700만 달러로 늘었어요. 6개월 동안 지분 매입에만 424억 400만 달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번 분기 GAAP 순이익 596억 8,800만 달러 중 77억 7,100만 달러가 이 주식들의 평가이익이었고요. GAAP 주당순이익 2.46달러가 조정 주당순이익 2.22달러보다 높게 나온 배경입니다. 보통은 반대죠 ;;
여기서 갈리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회사들이 그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GPU를 산다면, 그 매출은 얼마나 단단한가. 회사는 컴퓨트 파이낸싱 플랫폼으로 3자 자본 5,000억 달러 이상을 끌어오겠다고 발표했으니 이 구조는 더 커질 겁니다. 필자는 이게 곧바로 문제라고 보진 않아요. 다만 매출채권 회수가 14일 길어진 분기에 이 항목이 같이 커졌다는 사실은, 기록해 둘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회계 전문가가 아니고, 여기서 비교한 분기도 셋뿐이라 표본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 숫자는 전부 회사가 직접 공시한 자료 안에 그대로 들어 있는 것들이에요. 며칠 전에 엔비디아 주가가 7거래일 연속 밀렸을 때 반도체 낙폭 1위를 따로 짚어본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헤드라인 한 줄보다 표 아래쪽이 더 많은 걸 말해줄 때가 있더군요.
출처: NVIDIA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자료 및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서, 2026년 8월 26일 / Daum 금융 미국주식 시세, 2026년 8월 26일 장종료 기준 / Yahoo Finance 일별 종가 및 원달러 환율, 2026년 8월 26일 기준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필자가 공시 자료를 직접 계산해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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