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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열흘 동안 양봉·음봉을 여덟 번이나 갈아탔습니다.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매일 방향만 뒤집힌 셈이죠.

이런 톱니 국면이 얼마나 드문지, 그리고 이 다음에 보통 뭐가 오는지를 989일치 봉을 전부 세어서 확인해 봤습니다. 오늘 배울 건 이 '세는 법' 하나입니다.

비트코인 일봉 45개, 음영이 최근 10봉 (데이터: 바이낸스 BTCUSDT 일봉, 2026-09-01 마감분까지)

오늘 배울 것 — '방향 전환 횟수' 세는 법

먼저 기준을 밝히겠습니다. 이 글의 봉은 바이낸스 BTCUSDT 일봉이고, 마지막 완성 봉은 2026년 9월 1일(UTC 기준)입니다. 한국시간 9월 2일 오전 9시에 마감된 봉이죠. 오늘 봉은 아직 진행 중이라 계산에서 뺐습니다.

세는 법 자체는 초등학교 산수 수준입니다.

  • 봉 하나하나에 (종가가 시가보다 높음) 또는 (낮음) 딱지를 붙입니다
  • 어제 딱지와 오늘 딱지가 다르면 '전환 1회'로 셉니다
  • 최근 10봉을 이렇게 세어서 나온 숫자가 그날의 '전환 횟수'입니다

0에 가까우면 한 방향으로 쭉 미는 추세장이고, 10에 가까우면 매일 방향이 바뀌는 톱니장입니다. 지표를 새로 깔 필요도, 보조지표 설정을 만질 필요도 없습니다. 시가와 종가만 있으면 되니까요.

최근 45거래일 동안의 10일 방향 전환 횟수 (필자가 바이낸스 원시 일봉으로 직접 계산)

지금 비트코인 시세는 989일 중 상위 5%에 있습니다

8월 30일부터 이 숫자가 7을 넘겼고, 9월 1일 기준 8회입니다. 그런데 8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오시죠. 그래서 2023년 12월부터 어제까지 989일 전부의 전환 횟수를 세서 분포를 그렸습니다.

989일 전체의 10일 전환 횟수 분포 (데이터: 바이낸스 일봉, 필자 직접 집계)

가장 흔한 건 5회로 272일이었습니다. 열흘 중 절반은 방향이 바뀌는 게 평범한 상태라는 뜻이죠. 8회 이상은 989일 중 51일, 5.2%뿐이었습니다. 9회는 6일, 10회 전부 뒤집힌 날은 3년 통틀어 딱 하루였고요 ㄷㄷ

그래서 다음엔 뭐가 왔나 — 41번을 다 세어봤습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전환 횟수가 7회 미만이다가 7회 이상으로 올라선 날'을 신호로 정의하고, 그 다음이 어땠는지 봤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8월 30일 신호를 빼면 과거 사례가 41번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백테스트 결과만 덜렁 보면 안 되고 '그냥 아무 날이나 샀을 때'와 비교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이 기간에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아무 날이나 사도 승률이 50%를 넘거든요. 그래서 두 숫자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이후 신호 41번 평균 전체 989일 평균 차이
1거래일 -0.64% (승률 37%) +0.09% (51%) -0.73%p
3거래일 -0.41% (39%) +0.27% (53%) -0.68%p
7거래일 +0.49% (51%) +0.63% (53%) -0.14%p
14거래일 +2.00% (56%) +1.26% (54%) +0.74%p
신호 직후 평균 수익률과 전체 기간 평균의 비교 (필자 직접 산출)

모양이 재미있죠. 1~3거래일은 기준선보다 뚜렷하게 나쁘고, 7일쯤엔 차이가 사라지고, 14일에는 오히려 뒤집힙니다. 승률로 봐도 같은 그림입니다.

상승한 비율로 본 같은 비교 (필자 직접 산출)

1거래일 뒤 승률이 37%였습니다. 기준선 51%보다 14%p 낮죠. 이게 이 세는 법에서 나온 유일하게 쓸 만한 정보입니다. 톱니 국면에 막 들어선 직후 며칠은 평소보다 아래로 갈 확률이 높았다는 것.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 숫자를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여기서 멈추면 위험한 글이 됩니다. 41번을 평균 내지 말고 하나씩 펼쳐보겠습니다.

신호 41번 각각의 3거래일 뒤 수익률 (필자 직접 산출)

2024년 1월 11일 신호 뒤엔 사흘 만에 9.9%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30일 신호 뒤엔 반대로 6.8%가 올랐어요. 평균 -0.41%라는 숫자는 이 둘을 섞어서 나온 값이지, 앞으로 -0.41%가 나온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이겁니다. 41번 중 16번은 3일 뒤에 올랐습니다. 열 번 중 네 번은 반대로 갔다는 얘기죠. 게다가 이 41번은 상승장·하락장·횡보장이 뒤섞인 3년치라, 국면별로 나누면 표본이 열 개 안팎으로 쪼그라들어 통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해집니다.

패턴은 확률의 언어이지 예언이 아닙니다. 필자가 MACD 교차 37번의 승률을 셌을 때도 결론은 비슷했는데, 그때도 승률 자체보다 기준선과 얼마나 벌어지는가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 세는 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측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지금 시장이 어떤 성격인지를 한 숫자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전환 8회는 "아무도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국면에서 추세추종 매매를 하면 위아래로 계속 얻어맞습니다. 손절이 자주 걸리고, 걸린 다음 날 되돌아오죠. 반대로 이 숫자가 3~4회로 떨어지면 그때가 방향이 생긴 구간입니다.

허나 단, 이 숫자에도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전환 횟수는 봉의 크기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 0.1% 짜리 도지도 한 번, 5% 장대양봉도 한 번으로 똑같이 셉니다. 8월 21일처럼 하루에 7% 넘게 오른 봉이 있어도 이 지표엔 흔적조차 남지 않아요. 그래서 이건 방향 지표가 아니라 성격 지표로만 써야 합니다. 오늘 이 글에서 딱 하나 가져가신다면 그거면 충분하겠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원시 데이터: Binance BTCUSDT 일봉 1,000개 (2023-12-08 ~ 2026-09-02, UTC 기준)
  • 전환 횟수, 분포, 신호 41번의 이후 수익률과 기준선은 위 원시 봉 데이터를 필자가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 9월 2일 봉은 진행 중이므로 모든 통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글은 차트 읽는 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과거 통계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고,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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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왑 시세가 일주일 만에 34.9%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2.7%, 이더리움은 4.4% 빠졌고요.

혼자만 반대로 가는 게 이상해서 유니스왑 수수료 데이터를 열어봤는데, 열흘 전 27%였던 숫자 하나가 어제 86%가 돼 있더군요. 이 글은 그 숫자 이야기입니다.

최근 7일 누적 수익률 비교 (데이터: CoinGecko, 2026-09-02 한국시간 10시 기준)

먼저, 유니스왑 시세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아래 수치는 2026년 9월 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입니다. 코인은 24시간 돌아가니 기준 시각이 특히 중요하죠.

항목 수치
현재가 5.79달러 (약 7,935원)
24시간 +9.4%
7일 / 14일 / 30일 +34.9% / +76.2% / +40.2%
시가총액 (순위) 36.1억 달러 (28위)
24시간 거래대금 9.2억 달러
역대 최고가 44.92달러 (2021년 5월)

14일 수익률이 76%인데 30일 수익률이 40%인 게 눈에 띄시죠. 8월 중순까지는 오히려 빠지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8월 19일 3.29달러가 이 구간 저점이었고, 거기서 열나흘 만에 77% 오른 겁니다.

유니스왑(UNI) 최근 60일 일별 종가 (데이터: CoinGecko)

이 상승의 연료가 어디서 나오는지 뜯어봤습니다

유니스왑은 거래소이니 수수료가 곧 매출입니다. 그리고 2025년 말 통과된 이른바 '유니피케이션' 제안 이후로는 수수료 일부가 UNI를 사서 태우는 데 쓰이고요. 수수료가 늘면 소각이 늘고, 소각이 늘면 유통량이 준다 — 이게 지금 시장이 사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필자가 디파이라마에서 유니스왑의 일별 수수료를 체인별로 전부 내려받아 최근 22일치를 세워봤습니다. 뉴스에는 "주간 2,500만 달러" 같은 합계만 나오는데, 합계로는 절대 안 보이는 게 있거든요.

유니스왑 일별 수수료, 로빈후드 체인과 그 외 전체 (데이터: DefiLlama, 2026-09-01까지)

8월 18일 165만 달러였던 하루 수수료가 9월 1일 1,070만 달러가 됐습니다. 22일 만에 6.5배죠. 여기까지는 그냥 좋은 뉴스입니다.

합계를 쪼개자 나온 숫자 — 86.4%

문제는 그 1,070만 달러가 어디서 나왔느냐입니다. 하루치를 체인별로 쪼개보겠습니다.

2026년 9월 1일 유니스왑 수수료의 체인별 분해 (데이터: DefiLlama, 필자 직접 집계)
  • 로빈후드 체인 — 924만 달러 (86.4%)
  • 이더리움 — 61.7만 달러 (5.8%)
  • 베이스 — 46.5만 달러 (4.3%)
  • 아비트럼·BSC·폴리곤·유니체인 등 나머지 열 개 남짓을 다 합쳐도 3.5%

유니스왑의 본진인 이더리움이 5.8%입니다. 열 개가 넘는 체인을 전부 합친 것보다 로빈후드 체인 하나가 20배 이상 크고요. 이 비중이 언제부터 이랬는지 궁금해서 날짜별로 다시 그려봤습니다.

유니스왑 수수료 중 로빈후드 체인이 차지한 비중 (데이터: DefiLlama, 필자 직접 산출)

8월 21일에 27.4%였습니다. 그게 열하루 만에 86.4%가 된 거예요. 갑자기 로빈후드 체인이 커진 게 아니라, 다른 체인들이 제자리인 동안 로빈후드만 혼자 여덟 배로 뛴 겁니다. 실제로 이더리움 수수료는 이 기간 내내 하루 50~90만 달러 언저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Q. 그럼 가격이 먼저였을까요, 수수료가 먼저였을까요?

둘을 한 화면에 겹쳐봤습니다.

유니스왑 일별 수수료(막대, 좌축)와 UNI 가격(선, 우축) (데이터: DefiLlama·CoinGecko)

8월 20일에 수수료가 240만 달러에서 350만 달러로 먼저 뛰었고, 가격은 그 다음 날부터 따라 올라갑니다. 8월 30일 이후 구간도 수수료 막대가 하루 정도 앞서고요. 적어도 이번 구간에서는 수수료가 앞, 가격이 뒤였다는 얘기입니다.

명심하세요. 이 순서가 뒤집히는 날, 그러니까 수수료는 그대로인데 가격만 오르는 날이 오면 그때부터는 실적이 아니라 기대감을 사는 구간입니다.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 데이터에서 본 건 호재 한 개와 리스크 한 개입니다.

호재는 명확합니다. 수수료가 실제로 6.5배 늘었고, 그 돈의 일부가 진짜로 UNI를 사서 태우는 데 쓰입니다. 지난 8월 21일 하루에만 15만 UNI, 약 59만 달러어치가 소각됐다고 보도됐는데 그날 총수수료가 535만 달러였으니 대략 11% 규모였네요. 지금 수수료가 그날의 두 배니 소각도 그만큼 커졌을 겁니다. 이건 스토리가 아니라 산수죠.

허나 리스크는 그 호재와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매출의 86%가 한 회사의 체인에서 나온다면, 그건 유니스왑의 실적이라기보다 로빈후드의 실적입니다. 로빈후드가 수수료 정책을 바꾸거나 자체 DEX를 밀기 시작하면 이 숫자는 하루아침에 반토막 날 수 있어요. 가정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일입니다 — 8월 15일 68.6%였던 비중이 바로 다음 날 42.6%로, 하루 만에 26%p 빠진 적이 있거든요 ㄷㄷ

필자가 하이퍼리퀴드 언락 물량 편에서 거래대금 대비로 물량을 재봤던 것처럼, 이런 건 절대 금액이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몰려 있는가로 봐야 위험이 보입니다. 지금 유니스왑 시세를 보고 계신다면 가격 차트보다 이 86%라는 숫자가 다음 주에 어디로 가는지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가격·시가총액·거래대금: CoinGecko (2026년 9월 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 체인별 일일 수수료 원자료: DefiLlama Uniswap fees API (2026년 9월 1일까지), 비중·배수 계산은 필자가 직접 집계
  • 로빈후드 체인 DEX 거래량 및 8월 21일 소각 사실관계: The Crypto Times, DL News 2026년 9월 1일자 보도
  • 비트코인·이더리움 비교 수익률: CoinGecko 일별 종가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폭이 매우 크고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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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가 어제 하루에만 2.61% 올랐습니다. 같은 시각 나스닥은 1.03% 빠졌고요.

존 터너스가 팀 쿡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앉은 첫날이었는데, 시장이 산 게 정말 '새 CEO'였는지는 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애플 주가 12년치를 전부 뒤져서 어제 같은 날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세어봤습니다.

애플 일봉, 최근 45거래일
애플 일봉, 최근 45거래일 (데이터: Yahoo Finance, 2026-09-01 종가 기준)

애플 주가는 어제 정확히 얼마나 올랐나

이 글의 모든 수치는 2026년 9월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종가 기준입니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2일 새벽에 마감된 장이고요. 환율은 같은 날 1달러 = 1,369.5원을 썼습니다.

항목 수치
종가 325.13달러 (약 44만 5천 원)
전일 대비 +8.28달러 (+2.61%)
장중 고가 / 저가 327.30 / 314.74달러
같은 날 나스닥 -1.03%
같은 날 S&P500 / 다우 -0.71% / -0.79%
52주 고가 / 저가 344.57 / 225.95달러

어제 미국장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중동 쪽 긴장이 다시 불거지면서 유가가 5% 가까이 튀었고, 장기 국채금리도 같이 올랐거든요. 이런 날은 보통 빅테크가 제일 먼저 맞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애플 주가 — 2026년 9월 1일 하루 등락률 비교
2026년 9월 1일 하루 등락률 비교 (데이터: Yahoo Finance)

테슬라가 3.22%, 아마존이 1.87%, 엔비디아가 1.51% 빠지는 동안 애플만 2.61% 올랐습니다. 메타가 1.08% 올라 뒤를 받쳤고, 나머지는 전부 마이너스였네요.

Q. 지수가 빠지는데 애플만 오르는 게 그렇게 드문 일인가요?

네, 생각보다 드뭅니다. 필자가 2015년 1월부터 어제까지 2,933거래일을 전부 훑어서 '애플이 2% 이상 오르는 동시에 나스닥이 0.5% 이상 빠진 날'만 골라냈습니다. 몇 번이었을까요.

딱 12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가 그 12번째였고요. 12년 가까운 기간에 12번이니 1년에 한 번꼴입니다.

애플 주가 — 조건 충족 12회 중 앞선 11회의 이후 1·3·7거래일 수익률
조건 충족 12회 중 앞선 11회의 이후 1·3·7거래일 수익률 (데이터: Yahoo Finance, 필자 직접 산출)

Q. 그럼 다음 주에도 오를까요 — 애플 주가 12년치가 준 답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앞선 11번 뒤에 애플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기간을 나눠서 봤습니다.

  • 1거래일 뒤 — 평균 +0.72%, 11번 중 6번 상승 (55%)
  • 3거래일 뒤 — 평균 +0.14%, 11번 중 6번 상승 (55%)
  • 7거래일 뒤 — 평균 -0.42%, 11번 중 6번 상승 (55%)

상승 횟수는 세 구간 모두 6승 5패로 똑같은데, 평균 수익률만 시간이 갈수록 깎여서 7일째엔 마이너스로 뒤집힙니다. 왜 이런 모양이 나오냐면, 7일 구간에 -7.4%(2026년 2월)와 -7.1%(2026년 7월)처럼 크게 밀린 사례가 섞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7일 뒤 중앙값은 +1.14%로 여전히 플러스거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확률은 반반이고, 잘 되면 조금 벌고 못 되면 크게 잃는 모양입니다. 허나 표본이 11개뿐이라 이걸로 뭘 단정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히 해둬야겠네요. 필자도 이 숫자를 매매 근거로 쓰진 않습니다.

Q. 취임이 그렇게 큰 재료였다면, 발표한 날엔 왜 안 올랐나요?

바로 이게 핵심입니다. 애플이 CEO 교체를 발표한 건 어제가 아니라 2026년 4월 20일이었습니다. 그날 애플 주가는 270.23달러에서 273.05달러로, 1% 남짓 오르는 데 그쳤죠. 터너스가 워낙 '연속성 후보'로 분류돼 있어서 시장이 놀라지 않았던 겁니다.

그럼 발표일부터 어제 취임일까지 93거래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보겠습니다.

CEO 교체 발표일(4/20)을 0%로 놓고 본 애플과 S&P500
CEO 교체 발표일(4/20)을 0%로 놓고 본 애플과 S&P500 (데이터: Yahoo Finance, 배당 조정 종가)

애플이 19.29%, S&P500이 7.35% 올랐습니다. 지수의 2.6배를 앞선 셈이죠. 중간에 7월 31일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7.4% 갭 하락한 구간이 보이실 텐데, 그 구멍을 어제까지 거의 다 메운 상태입니다.

'취임했으니 오른다'가 아니라, 발표 이후 넉 달 동안 이미 지수 대비 12%p를 앞서 온 종목이 마지막 하루를 더한 것에 가깝습니다. 재료는 4월에 소화됐고, 어제는 그 흐름의 연장선이었다는 얘기죠.

Q. 거래량은 뭐라고 말하나요?

이게 제일 재미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취임일처럼 상징적인 날엔 보통 거래량이 확 터집니다. 새 CEO를 보고 들어오는 돈, 실망해서 나가는 돈이 부딪히니까요.

애플 최근 30거래일 거래량
애플 최근 30거래일 거래량 (데이터: Yahoo Finance, 2026-09-01 기준)

어제 거래량은 5,240만 주였습니다. 직전 20거래일 평균이 4,130만 주였으니 1.27배죠. 7월 31일 실적일에 1억 3,240만 주가 터졌던 걸 생각하면 아주 조용한 편입니다.

거래량이 안 터졌다는 건 대규모 자금이 재배치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게 앞의 해석을 뒷받침해 주네요. 참고로 필자는 페이팔 주가에서 빠진 7.81달러 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거래량을 봤었는데, 그때는 반대로 거래량이 터지면서 프리미엄이 통째로 날아갔었죠.

Q. 15년 전 팀 쿡 때는 어땠나요?

비교해 볼 만한 유일한 선례가 2011년 8월 24일입니다. 잡스가 물러나고 쿡이 CEO가 된 날이죠. 그날을 0%로 놓고 1년을 따라가 봤습니다.

애플 주가 — 2011년 8월 24일 팀 쿡 취임일을 0%로 놓은 이후 252거래일
2011년 8월 24일 팀 쿡 취임일을 0%로 놓은 이후 252거래일 (데이터: Yahoo Finance, 액면분할·배당 조정)
  • 1개월 뒤 +7.5%
  • 3개월 뒤 +0.1% — 두 달을 통째로 반납했습니다
  • 6개월 뒤 +38.9%
  • 12개월 뒤 +76.9%

결과만 보면 대성공이지만, 취임 3개월 시점엔 본전이었다는 게 눈에 띄네요 ;; 당시에도 "잡스 없는 애플"이라는 회의론이 석 달 내내 주가를 눌렀거든요. 단, 이건 표본이 1개짜리 이야기라 법칙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2011년의 애플과 2026년의 애플은 시가총액만 30배 넘게 차이 나고요.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 데이터를 다 보고 남은 생각은 이겁니다. 어제 애플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아마 터너스가 아니라 유가와 금리였을 겁니다. 리스크가 커지는 날 자금이 빠져나가는 곳과 남는 곳이 갈리는데, 애플은 후자에 속했던 거죠.

허나 솔직히 이 설명도 깔끔하게 떨어지진 않습니다. 그 논리대로면 자본지출 부담이 큰 메타가 같이 오른 게 설명이 안 되고, 방어적이라고 볼 만한 마이크로소프트가 1.24% 빠진 것도 안 맞거든요. 하루짜리 등락에 그럴듯한 이야기를 붙이는 건 대개 사후 각색이더군요. 그래서 필자는 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 재료는 4월에 이미 소화됐고, 어제 거래량은 조용했다. 확실한 건 이 두 개뿐입니다.

진짜 시험대는 10월 말 첫 실적 발표일 겁니다. 쿡도 취임 3개월째에 본전이었죠. 그때 나오는 숫자가 터너스 체제의 실제 성적표가 될 테고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주가·거래량 원자료: Yahoo Finance (AAPL, ^IXIC, ^GSPC, ^DJI) — 2026년 9월 1일 종가 기준
  • 12년치 조건 검색 및 이후 수익률, 4월 20일 이후 누적, 2011년 경로 계산: 위 원자료를 필자가 직접 집계
  • CEO 교체 발표 및 취임 사실관계: Apple Newsroom(2026년 4월 20일), Al Jazeera(2026년 9월 1일)
  • 9월 1일 시장 상황(유가·금리): The Motley Fool, CNBC 2026년 9월 1일자
  • 환율: Yahoo Finance USD/KRW, 2026년 9월 1일 1,369.5원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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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에 MACD를 띄워는 놨는데 선 두 개랑 막대가 각각 뭘 뜻하는지 몰라서 그냥 껐던 적, 한 번쯤 있으시죠. MACD 보는 법은 사실 세 가지만 알면 끝납니다. 다만 그 세 가지를 제대로 알고 나면 이 지표가 왜 늘 한 발 늦는지도 같이 보이게 돼요.

오늘은 개념을 짚은 뒤, 비트코인 실제 일봉 1,000개로 교차 신호가 실제로 얼마나 맞았는지까지 필자가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MACD 보는 법 — 선 두 개와 막대 하나가 전부입니다

이 글의 계산은 2023년 12월 7일부터 2026년 9월 1일까지 비트코인 일봉 1,000개(바이낸스 BTCUSDT 종가)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MACD는 이름이 길어서 겁이 나지만, 화면에 뜨는 건 딱 셋입니다.

구성 정체 읽는 법
MACD선 12일 EMA − 26일 EMA 단기 평균이 장기 평균보다 얼마나 위에 있나
시그널선 MACD선의 9일 EMA MACD선을 한 번 더 부드럽게 편 선
히스토그램 MACD선 − 시그널선 두 선의 간격. 0을 넘으면 교차

EMA(지수이동평균)는 최근 가격에 더 무게를 두는 평균입니다. 단순평균이 최근 20일을 똑같이 20분의 1씩 반영한다면, EMA는 어제 값을 오늘 값보다 조금 덜 쳐주는 식이에요.

그래서 MACD선의 뜻은 이렇게 풀립니다. "요즘 가격 흐름(12일)이 조금 긴 흐름(26일)보다 얼마나 앞서 있는가." 양수면 단기가 위, 음수면 단기가 아래입니다.

계산식은 초등학교 산수 수준입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 실제 숫자를 넣어보겠습니다. 2026년 9월 1일 기준 비트코인 값입니다.

  • 12일 EMA = 76,772달러
  • 26일 EMA = 73,103달러
  • MACD선 = 76,772 − 73,103 = 3,669
  • 시그널선(MACD선의 9일 EMA) = 3,505
  • 히스토그램 = 3,669 − 3,505 = +164

끝입니다. 뺄셈 두 번이면 나와요. 히스토그램이 양수(+164)니까 지금은 MACD선이 시그널선 위에 있는 상태고, 교과서적으로는 "상승 신호가 살아 있는 구간"으로 읽습니다.

비트코인 종가와 12일·26일 EMA, 최근 120거래일 (데이터: 바이낸스 BTCUSDT 일봉, 2026-09-01 기준)

위 그림이 MACD의 재료입니다. 검은 선이 비트코인 종가, 그 위를 따라가는 두 선이 12일 EMA와 26일 EMA예요. 두 선이 벌어지면 MACD선 값이 커지고, 붙으면 0에 가까워집니다.

MACD선·시그널선·히스토그램과 8월 18일 골든크로스 (MACD 12,26,9 · 필자 직접 계산)

그 차이만 따로 떼어 그린 게 아래쪽 그림입니다. MACD선이 시그널선을 아래에서 위로 뚫으면 골든크로스, 반대면 데드크로스라고 부릅니다. 최근 신호는 2026년 8월 18일 골든크로스였고, 그날 종가 62,900달러에서 9월 1일 78,588달러까지 24.9% 올랐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꽤 그럴듯하죠. 허나, 이런 성공 사례 하나로 지표를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MACD 보는 법의 진짜 관문 — 교차 37번의 성적표

그래서 1,000일치를 전수로 세어봤습니다. 골든크로스는 37번, 데드크로스도 37번 있었어요. 각 신호가 난 날 종가로 사서 1일·3일·7일·14일·30일 뒤에 판다고 가정하고 수익률을 전부 구했습니다.

골든크로스 37회 이후 기간별 평균 수익률과 기준선 비교 (비트코인 일봉 1,000개, 필자 직접 계산)

평균 수익률만 보면 골든크로스가 아무 날이나 산 경우보다 낫습니다. 1일 뒤 +0.76%(기준선 +0.10%), 7일 뒤 +1.92%(기준선 +0.62%), 30일 뒤 +4.11%(기준선 +1.86%)로 전 구간에서 앞섰어요.

그런데 승률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골든크로스 37회 이후 기간별 승률과 기준선 비교 (비트코인 일봉 1,000개, 필자 직접 계산)

1일 뒤 승률은 62.2%로 기준선(50.8%)을 확실히 이겼습니다. 그런데 7일 뒤로 가면 51.4%로 떨어져 기준선(52.6%)보다 오히려 낮아져요. 30일 뒤에 다시 57.1%로 올라오고요. 보유 기간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결론이 뒤집힙니다.

더 곤란한 건 데드크로스입니다. 매도 신호인데, 그 뒤 30일 평균 수익률이 +3.63%였어요. 신호를 보고 팔았다면 오르는 걸 구경만 한 셈입니다. 30일 뒤 하락한 비율은 정확히 50.0%, 동전 던지기였고요.

표본 37개는 통계적으로 넉넉한 수가 아닙니다. 이 숫자들을 확률로 믿기보다는 "그렇게 대단하진 않더라"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게 안전해요.

신호가 늦는 이유는 계산식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애매할까요. 답은 앞에서 본 계산식 안에 있습니다. MACD는 평균의 평균이에요. 가격을 12일·26일로 평균 내고, 그 차이를 다시 9일로 평균 냅니다. 평균을 낼 때마다 반응이 한 박자씩 느려지죠.

얼마나 늦는지도 세어봤습니다. 골든크로스가 뜬 날을 기준으로, 직전 20일 안의 최저 종가가 며칠 전이었는지를 재봤어요.

골든크로스가 직전 저점보다 며칠 늦게 떴는지의 분포 (골든크로스 37회, 필자 직접 계산)

평균 9.4일, 중앙값 7일이었습니다. 37번 중 13번은 바닥을 찍고 11일 이상 지나서야 신호가 떴고요. 반대로 이틀 안에 나온 경우는 4번뿐이었습니다.

즉 MACD는 바닥을 알려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바닥이 지났다는 걸 뒤늦게 확인해주는" 지표에 가까워요. 이걸 알고 쓰면 유용하고, 모르고 쓰면 매번 늦었다고 답답해하게 됩니다.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보기에 MACD의 쓸모는 매수·매도 타이밍을 찍어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추세의 힘이 붙고 있나, 빠지고 있나"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있어요. 히스토그램 막대가 양수인 채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면, 아직 위쪽이긴 한데 힘이 빠지는 중이라는 뜻이죠. 교차 그 자체보다 이 변화가 더 많은 걸 말해줍니다.

예전에 펀딩비를 1년치 수치로 뜯어봤을 때도 그랬는데, 지표 하나를 제대로 쓰려면 "이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나"를 아는 게 먼저더군요. 재료를 알면 한계도 자동으로 보입니다. MACD는 평균으로 만들어졌으니 느릴 수밖에 없고, 느린 걸 알면서 쓰면 그건 단점이 아니라 그냥 성질이에요.

오늘 내용을 세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 MACD선은 12일 EMA에서 26일 EMA를 뺀 값, 시그널선은 그걸 9일로 다시 평균 낸 값, 히스토그램은 둘의 차이입니다
  • 비트코인 1,000일에서 골든크로스 37번의 성적은 1일 승률 62.2%였지만 7일로 늘리면 51.4%로 기준선 아래였습니다
  • 골든크로스는 직전 저점보다 평균 9.4일 늦게 떴습니다 — 바닥 신호가 아니라 확인 신호입니다

지표는 확률의 언어이지 예언이 아니죠. 37번 중 몇 번은 크게 틀렸다는 사실까지 같이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및 계산 방법

가격 데이터: 바이낸스 BTCUSDT 일봉 종가 1,000개 (2023-12-07 ~ 2026-09-01)
계산: MACD(12, 26, 9) 표준 설정. EMA는 계수 2/(n+1)의 지수이동평균으로 계산했고, 초기 60일은 EMA 안정화 구간으로 신호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교차 판정: 히스토그램 부호가 음(0 이하)에서 양으로 바뀐 날을 골든크로스, 양(0 이상)에서 음으로 바뀐 날을 데드크로스로 집계했습니다.
기준선: 같은 기간 아무 날이나 매수해 동일 기간 보유했을 때의 평균 수익률과 승률입니다.
지연 측정: 골든크로스 발생일 기준 직전 20거래일 중 최저 종가가 며칠 전이었는지를 셌습니다.
모든 수치는 필자가 원시 데이터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이 글은 지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과거 통계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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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퀴드 코인이 하루 만에 5.12% 올라 84.15달러(약 11만 5천원)가 됐습니다. 사흘 전 1,418만 개가 시장에 한꺼번에 풀렸는데도요. 보통 언락은 악재로 치는데, 하이퍼리퀴드 코인은 어떻게 이걸 넘겼을까요.

필자가 1년치 데이터로 직접 세어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한 산수였습니다.

먼저 시세부터 — 하이퍼리퀴드 코인은 언락 전 고점을 거의 되찾았습니다

이 글의 시세는 2026년 9월 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코인게코 기준입니다. 코인은 24시간 거래되니 보시는 시점과 다를 수 있어요.

하이퍼리퀴드 코인(HYPE) 일별 시세, 최근 60일 (데이터: CoinGecko, 2026-09-01 오전 10시 KST 기준)

지난 1년 최저가는 21.09달러, 최고 일간 종가는 8월 28일의 84.68달러였습니다. 지금 84.15달러니까 1년 최고가 대비 0.63% 아래입니다.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죠.

차트에서 두 지점이 눈에 띕니다. 8월 19일 58.52달러에서 다음 날 69.60달러로 하루에 18.9% 뛴 구간, 그리고 8월 29일 언락 지점이에요. 앞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CFTC가 하이퍼리퀴드를 완전히 합법적인 방식으로 미국에 들여오려 하고 있다"고 언급한 다음 날입니다. 8월 19일 이후 지금까지로 치면 43.8% 올랐네요;;

단, 그 발언에는 승인도, 등록도, 일정도 없었습니다. "추진 중"이라는 말 한마디에 붙은 43%라는 뜻이기도 하죠.

언락 물량 1,418만 개는 얼마나 큰 돈이었나

본론입니다. 8월 29일 언락된 물량은 1,418만 HYPE. 총발행량의 약 1.4%, 시가총액의 약 2.7%에 해당합니다. 배분은 이랬습니다.

항목 내용
언락일 2026년 8월 29일
수량 1,418만 HYPE (총발행량 약 1.4%, 시총 약 2.7%)
초기 투자자 46.6%
커뮤니티 46.3%
하이퍼 재단 7%
현재가 기준 가치 약 11.9억 달러 (약 1조 6,300억원)

11.9억 달러. 숫자만 보면 커 보이죠. 그런데 이걸 이 코인의 하루 거래대금과 견줘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언락 물량 가치와 하루 평균 거래대금 비교 (데이터: CoinGecko, 필자 직접 계산)

최근 30일 하이퍼리퀴드 코인의 평균 일간 거래대금은 6.59억 달러였습니다. 언락 물량 전체를 현재가로 환산하면 딱 1.81일치예요. 게다가 저 1,418만 개가 전부 시장에 팔려나온 것도 아닙니다. 절반 가까이(46.3%)는 커뮤니티 몫이고, 7%는 재단이 들고 있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틀치 거래대금이면 소화되는 물량이, 그것도 일부만 실제 매도 압력으로 나온 겁니다. 언락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에 비해 실제 크기는 작았어요.

그럼 언락 당일엔 왜 4.44% 빠졌을까

8월 29일 하이퍼리퀴드 코인은 84.68달러에서 80.92달러로 4.44% 하락했습니다. 언락 때문이라고 보기 쉬운데, 그날 비트코인도 3.05% 빠졌어요. 전체 시장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언락 전후 9일간 HYPE와 비트코인의 일간 등락률 (데이터: CoinGecko 일별 종가)

비트코인 대비 초과 하락분은 1.39%포인트뿐이었습니다. 하이퍼리퀴드 코인의 지난 1년 일간 변동성(표준편차)이 4.96%라는 걸 감안하면, 1.39%p는 노이즈 범위예요. 참고로 비트코인의 일간 변동성은 2.29%로, 이 코인이 대략 2.2배 더 출렁입니다.

오히려 눈에 띄는 건 그 이후입니다. 8월 30일 +3.06%(비트코인은 +0.52%), 8월 31일 -4.01%(비트코인 -0.72%), 그리고 어제 +5.12%(비트코인 +1.38%). 사흘 내내 비트코인보다 크게 흔들렸고, 방향은 결국 위로 정리됐습니다.

수급 — 언락 물량의 10.8%는 곧바로 잠겼습니다

공급이 늘어난 만큼 받아준 쪽도 있었습니다. 언락 당일인 8월 29일, 비트와이즈의 현물 하이퍼리퀴드 ETF가 7,490만 달러어치를 스테이킹했고, 익명 고래 지갑 네 곳이 코인베이스에서 5,390만 달러어치를 빼내 역시 스테이킹으로 돌렸습니다.

스테이킹(staking)이란 코인을 네트워크에 맡겨 두고 보상을 받는 것인데, 맡긴 동안은 팔 수 없으니 유통 물량에서 빠지는 효과가 있어요.

언락 물량 1,418만 개의 배분과 즉시 스테이킹된 비중 (출처: Tokenomist 및 2026-08-29 보도, 비중은 필자 계산)

둘을 합치면 1억 2,880만 달러. 언락 물량 가치 11.9억 달러의 10.8%입니다. 허나, 이걸로 다 설명되진 않아요. 나머지 89%는 스테이킹이 아니라 시장이 그냥 소화한 겁니다. 8월 수수료 매출이 전년 대비 31% 늘었다는 발표도 같은 주에 나왔으니, 실적 쪽 기대가 물량을 받아준 면도 있겠죠.

어제의 5.12%는 얼마나 특별한가

여기서 찬물을 좀 끼얹어야겠습니다. 어제 하이퍼리퀴드 코인이 5.12% 오른 게 대단한 사건처럼 보이지만, 1년치를 세어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HYPE의 지난 1년 일간 등락률 분포, 364거래일 (데이터: CoinGecko, 필자 직접 집계)

지난 364일 중 하루 5% 이상 오른 날이 57번이었습니다. 15.7%, 그러니까 엿새에 한 번꼴이에요. 반대로 5% 이상 빠진 날도 45번 있었고요. 이 코인에서 하루 5% 움직임은 뉴스가 아니라 일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언락을 이겨냈다"는 서술도 조심해야 합니다. 나흘은 결론을 내기엔 짧아요. 초기 투자자에게 간 46.6%가 아직 지갑에 있는지 팔렸는지도 확인된 바 없고요.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번에 다시 확인한 건, 공급 숫자는 반드시 유동성 숫자와 나란히 놓고 봐야 한다는 겁니다. 1,418만 개, 11.9억 달러라고만 하면 압도적으로 들리지만, 하루 거래대금으로 나눠보면 1.8일치입니다. 반대로 거래가 한산한 코인이라면 같은 물량이 열흘치, 한 달치가 되겠죠. 그때는 진짜 악재가 됩니다.

예전에 지캐시 ETF 상장 첫날을 뜯어보면서도 비슷했는데, 헤드라인 숫자 하나만 보면 방향을 정반대로 읽기 쉽더군요. 분모를 찾는 습관이 결국 남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볼 것만 짚어두겠습니다.

  • 초기 투자자 몫 46.6%(약 661만 개)가 실제로 거래소로 이동하는지 — 온체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일간 거래대금이 6.59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는지 — 분모가 줄면 다음 언락은 더 아플 수 있습니다
  • 비트와이즈 ETF의 스테이킹 잔고가 계속 늘어나는지
  • CFTC 쪽에서 실제 등록·승인 절차가 시작되는지 — 아직은 "추진 중"이라는 발언뿐입니다

마지막 항목이 사실상 이 코인의 지금 밸류에이션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입니다. 기둥이 말뿐인 상태라는 점은 계속 염두에 두셔야겠죠^^

출처

CoinGecko 일별 시세·거래대금 (HYPE, BTC / 2026-09-01 오전 10시 KST 조회, 365일)
Yahoo Finance, "Hyperliquid Sets New High With $1.2B Token Unlock Days Away"
Tokenomist, 하이퍼리퀴드 언락 일정 및 배분 자료
CryptoBriefing, 8월 수수료 매출 및 트럼프 발언 관련 보도 (2026-08)
블록미디어·디지털투데이, 트럼프 대통령 하이퍼리퀴드 언급 보도 (2026-08-19 백악관 발언)
베타·상관계수·변동성·언락 대비 거래대금 배수는 위 원시 데이터로 필자가 직접 계산했습니다.
원화 환산은 2026년 9월 1일 원달러 환율 1,369원 기준 근사치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크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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