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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나 시세가 하루 만에 12.99% 올랐습니다. 오늘 새벽 0시 30분, 발행량을 줄이자는 거버넌스 투표가 마감된 직후였어요.

그런데 5분봉으로 쪼개서 들여다보니 조금 이상한 게 보이더군요. 가격은 투표가 끝나기 전에 이미 다 움직여 있었습니다. 마감 종이 울린 뒤로는 거의 제자리였고요. 솔라나 시세를 실제로 밀어올린 게 무엇이었는지, 6시간을 5분 단위로 잘라서 따라가 보겠습니다.

새벽 0시 30분, 투표가 끝났습니다

솔라나에는 SIMD-0550이라는 제안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내용은 단순해요. 신규 발행량이 줄어드는 속도를 두 배로 올리자는 겁니다.

지금 솔라나는 매년 새 SOL을 찍어내되 그 양을 연 15%씩 줄여가고 있는데, 이걸 연 30%씩 줄이자는 거죠. 그러면 최종 목표치인 연 1.5% 인플레이션에 도달하는 시점이 약 5.7년에서 2.8년으로 당겨집니다. 6년 동안 새로 찍힐 SOL이 대략 1,890만 개 줄어든다는 추산이 붙었고요. 코인 입장에선 "앞으로 물량이 덜 풀린다"는 이야기라 보통 호재로 읽힙니다.

투표는 8월 22일에 열려 에포크(epoch) 1023이 끝나는 시점, 그러니까 한국시간 8월 28일 0시 30분에 마감됐습니다. 에포크란 솔라나가 시간을 세는 단위인데, 대략 이틀에 한 번씩 넘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글의 시세는 모두 2026년 8월 28일 새벽 1시 35분(KST) 기준입니다. 가격·거래량은 바이낸스 SOLUSDT 원시 데이터를 필자가 직접 내려받아 계산했고, 원화는 1달러 1,381.17원(8/28 01:38 KST)으로 환산했습니다. 발행 시점의 실시간 시세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솔라나(SOL) 1시간봉, 최근 72시간 (데이터: Binance SOLUSDT, 2026-08-28 01:35 KST 기준)

솔라나 시세는 마감 3시간 전부터 올랐습니다

여기가 이 글의 본론입니다. 마감 시각을 가운데 놓고 앞뒤 6시간을 5분봉으로 잘라봤어요.

투표 마감 전후 6시간을 5분봉으로 쪼갠 솔라나 시세 (데이터: Binance SOLUSDT 5분봉)
구간 시각(KST) SOL 가격 21:30 대비
마감 3시간 전 8/27 21:30 $104.36 기준
1차 파동 시작 8/27 22:55 $106.06 +1.63%
1차 파동 고점 8/27 23:40 $107.45 +2.96%
마감 5분 전 8/28 00:25 $107.45 +2.96%
투표 마감 8/28 00:30 $106.58 +2.13%
현재 8/28 01:35 $108.21 +3.69%

보시면 마감 3시간 전 $104.36에서 마감 직전 $107.45까지 +2.96%가 이미 붙어 있습니다. 정작 마감 종이 울린 0시 30분 봉은 $106.58로 오히려 살짝 밀렸고요. 그 뒤로 한 시간 동안 $108.21까지 회복했으니 마감 대비로는 +0.71% 남짓입니다.

다시 말해 움직임의 8할이 결과가 나오기 전에 끝나 있었다는 뜻이에요. 현재 시세를 원화로 환산하면 개당 약 14만 9,500원쯤 됩니다.

거래량으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가격은 해석이 갈릴 수 있으니 거래량도 같이 보겠습니다. 최근 24시간을 시간 단위로 세워봤어요.

최근 24시간 시간대별 거래량 (데이터: Binance SOLUSDT 1시간봉, 시각은 한국시간)

가장 크게 튄 시간은 8월 27일 23시(54.5만 SOL)였습니다. 투표 마감을 한 시간 반 앞둔 때죠. 그다음이 같은 날 17시(52.7만 SOL), 이때 가격이 $101.80에서 $104.66으로 한 번 크게 뛰었습니다.

반면 마감 이후인 0시대는 33.9만, 1시대는 20.4만으로 계속 줄었어요. 결과를 확인하고 들어온 돈보다 결과를 기다리며 들어온 돈이 훨씬 많았다는 얘깁니다. 이런 구조는 코인판에서 꽤 자주 반복되는데, 명심하세요. 일정이 공개된 이벤트는 대개 그 일정 전에 값이 매겨집니다. 발표를 보고 따라 들어가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아요;;

솔라나 시세만 유독 튄 게 맞습니다

혹시 코인 시장 전체가 오른 날은 아니었을까요. 같은 24시간 동안 주요 11개 코인 등락률을 나란히 뽑아봤습니다.

같은 24시간 주요 코인 11종목 등락률 (데이터: Binance USDT 마켓, 필자 직접 계산)

비트코인이 +3.06%, 이더리움이 +3.23%였으니 시장 전반이 좋았던 건 맞습니다. 허나 솔라나는 +12.99%로 비트코인의 4배 넘게 올랐어요. 2위 유니스왑(+9.33%)과도 격차가 있고요. 시장 분위기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초과분이 분명히 있었다는 뜻입니다.

비트코인 대비로 보면 한 달째 오름세였습니다

범위를 한 달로 넓혀 SOL을 비트코인으로 나눠봤습니다. 이걸 보면 오늘이 갑작스러운 하루였는지, 원래 오던 흐름이었는지가 갈립니다.

비트코인 대비 솔라나 가격 30일 추이 (데이터: Binance SOLBTC 일봉, 비율 × 100,000)

7월 28일 115.46에서 8월 27일 134.91까지 +16.85%입니다. 8월 초순에 한 번 눌렸다가 중순부터 계속 우상향했고, 어제와 오늘 기울기가 가팔라졌어요. 즉 오늘의 급등은 맨땅에서 튀어나온 게 아니라 한 달째 진행 중이던 흐름의 마지막 구간에 가깝습니다.

필자가 사흘 전 솔라나가 100달러를 회복했을 때 쓴 글에서 "투표를 앞두고 먼저 움직였다"고 적었는데, 그 문장이 오늘 데이터로 한 번 더 확인된 셈입니다.

레드곰의 시각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8/28 01:35 KST)까지 SIMD-0550의 공식 집계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통과했는지 부결됐는지 필자도 모릅니다. 가격만 먼저 움직였을 뿐이에요.

다만 참고할 만한 중간 수치는 있습니다. 마감을 27시간 남긴 시점에 이 안건은 이미 정족수(쿼럼)를 채웠고, 전체 지분 기준 참여율 33.84% 가운데 찬성이 25%p였습니다. 참여분만 놓고 계산하면 찬성률이 약 73.9%로, 통과 기준선인 66.67%를 웃도는 수치죠.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마감 하루 전 스냅숏이고, 막판에 표가 몰려 결과가 뒤집힌 전례가 바로 아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솔라나에는 전례가 하나 있습니다. 2025년 3월, 인플레이션을 80% 깎자는 SIMD-228이 올라와 전체 지분의 74.3%가 참여하는 기록적인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찬성률이 61.39%에 그쳐 필요 기준선인 66.67%를 못 넘고 부결됐습니다. 당시 갈린 지점이 흥미로운데, 대형 밸리데이터는 대체로 찬성이었고 소형 밸리데이터가 대거 반대했어요. 발행량이 줄면 스테이킹 보상이 깎이고, 그러면 규모가 작은 노드부터 채산성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SIMD-0550은 감축 폭이 그때보다 온건하니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지분 기준 3분의 2라는 문턱은 그대로입니다. 필자는 오늘 오른 것보다 내일 아침 집계가 나온 뒤가 더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상태에서 부결 소식이 나오면 되돌림이 짧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통과가 확정돼도 "재료 소멸"로 팔리는 그림이 흔하거든요. 양쪽 다 열어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의 관전 포인트

  • SIMD-0550 공식 집계 결과 — 지분 기준 66.67% 문턱을 넘었는지가 전부입니다.
  • 결과 발표 직후 첫 1시간 거래량 — 마감 전 수준(50만 SOL대)을 넘느냐가 진짜 수급의 척도입니다.
  • $104 대 지지 여부 — 이번 상승이 시작된 자리라, 여기가 깨지면 3시간짜리 파동이 통째로 무효가 됩니다.
  • SOL/BTC 비율 — 달러 가격이 빠져도 이 비율이 버티면 솔라나 자체의 힘은 유지되는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5분봉까지 내려가 보면 뉴스 한 줄로는 안 보이던 순서가 드러나는데, 그 순서를 안다고 다음 봉을 맞히는 건 또 아니더군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가격·거래량 원시 데이터: Binance SOLUSDT / SOLBTC 및 주요 USDT 마켓 (2026-08-28 01:35 KST 기준, 필자 직접 계산)
환율: Yahoo Finance USD/KRW 1,381.17원 (2026-08-28 01:38 KST)
The Crypto Times, 「Solana Opens Landmark Governance Votes on Constitution, Token Supply and Fees」, 2026-08-24
crypto.news, 「Solana validators vote on 3 major network reforms」, 2026-08
Solana Compass, 「SIMD-0553 & SIMD-0550: Solana SOL Fee Burn and Disinflation Vote Closes」
21Shares, 「Solana's new inflation proposals cut staking yield; is that actually bullish for SOL?」
Bitcoinist, 「Solana Inflation Reform Fails As Vote Ends In Defeat」, 2025-03-14 (SIMD-228 부결 사례)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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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주가가 하루 만에 10.27%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날 배터리 수주 공시는 한 건도 없었어요.

그럼 대체 뭐가 주가를 밀어올린 걸까요. 필자가 같은 날 2차전지 공급망 종목들의 등락률을 하나씩 직접 세어봤더니, "2차전지가 다 같이 올랐다"는 흔한 설명과는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오더군요. 삼성SDI 주가를 실제로 움직인 게 무엇이었는지, 원시 데이터부터 차근차근 따라가 보겠습니다.

삼성SDI 주가, 하루에 5만 3천 원이 붙었습니다

종가는 569,000원. 전날 516,000원에서 53,000원이 올라붙었습니다. 장중 고가는 571,000원, 저가는 522,000원이었어요. 아침에 갭을 띄우고 출발해 하루 종일 밀리지 않고 고가 근처에서 마감한, 이른바 장대양봉입니다.

주가보다 사실 거래량이 더 눈에 띕니다. 96만 6천 주가 오갔는데, 직전 20거래일 평균의 2.16배예요. 가격이 몇 % 올랐느냐보다 평소의 두 배가 넘는 돈이 하루에 들어왔다는 쪽이 대개 더 정직한 신호입니다.

이 글의 시세는 모두 2026년 8월 27일(목) 한국 증시 정규장 마감 기준입니다. 등락률·거래량 배수·백테스트 수치는 야후 파이낸스 일봉 원시 데이터를 필자가 직접 내려받아 계산한 값입니다.

삼성SDI 일봉, 최근 45거래일 (데이터: Yahoo Finance, 2026-08-27 종가 기준)

재료는 배터리가 아니라 전력망이었습니다

당일 시장 설명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미국 전력망 확충에 따른 ESS 수요 기대입니다. ESS는 Energy Storage System, 그러니까 전기를 대용량 배터리에 담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저장장치를 말해요. 서울경제는 이날 장 마감 뒤 "미국 전력망 확충에 따른 ESS 수요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며 2차전지 공급망도 일제히 급등했다"고 정리했습니다. 같은 날 효성중공업·LS ELECTRIC 같은 전력기기주가 8~10%대로 함께 뛴 걸 보면, 시장이 배터리를 전기차 부품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로 묶어서 본 하루였던 셈이죠.

다른 하나는 삼성SDI 개별 재료입니다. SBS Biz는 삼성SDI 급등을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에 따른 대규모 자금 확보 기대감"으로 설명했어요. 앞서 8월 24일 파이낸셜뉴스도 이 매각으로 4조 원 이상이 들어온다는 전망을 전한 바 있습니다. 증설이든 전고체든, 돈 들어갈 곳이 산더미인 회사에 현금 4조가 생긴다는 이야기니까 시장이 반응할 만은 했습니다.

정리하면 업황 재료(ESS)와 개별 재료(자금 확보)가 같은 날 겹친 것이고, 그래서 삼성SDI가 섹터에서 가장 크게 튄 겁니다.

같은 날 2차전지 6종목, 다 같이 오른 게 아니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필자가 직접 세어본 부분입니다. "2차전지 일제히 강세"라는 표현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려고, 같은 날 공급망 8종목 종가를 전부 뽑아 전일 대비 등락률을 계산해 봤어요.

2026년 8월 27일 2차전지 공급망 8종목 등락률 (데이터: Yahoo Finance, 전일 종가 대비)
종목 8/27 종가 등락률 거래량(20일평균 대비)
삼성SDI 569,000원 +10.27% 2.16배
포스코퓨처엠 184,000원 +9.07% 1.99배
에코프로비엠 118,000원 +5.83% 1.22배
에코프로 92,000원 +5.75% 1.20배
LG에너지솔루션 370,500원 +5.56% 1.42배
LG화학 274,500원 +4.17% 1.10배
POSCO홀딩스 339,500원 +3.51% 1.53배
코스피 지수 6,912.37p +1.53% -
SK이노베이션 112,000원 +0.72% 1.41배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맨 아랫줄이 이상하죠. SK이노베이션은 +0.72%로 코스피 지수(+1.53%)만도 못 올랐습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가진 회사인데 말이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날 상승이 "배터리라서 오른 것"이 아니었다는 방증이거든요. 크게 오른 쪽은 양극재·소재(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계열)와 ESS용 셀을 굴리는 곳들이었고, 상대적으로 전기차 셀 비중이 두드러지는 곳은 덜 움직였습니다. 시장이 섹터를 통째로 산 게 아니라 ESS라는 갈래만 골라서 샀다는 뜻입니다.

거래량으로 보면 돈이 몰린 곳은 두 군데뿐이었습니다

등락률만 보면 다섯 종목이 5% 넘게 올랐으니 꽤 광범위해 보입니다. 허나 거래량을 겹쳐 보면 인상이 확 달라져요.

8월 27일 거래량을 직전 20거래일 평균으로 나눈 배수 (데이터: Yahoo Finance)

20일 평균 대비 거래량이 2배 근처까지 튄 건 삼성SDI(2.16배)와 포스코퓨처엠(1.99배), 딱 둘뿐입니다. 에코프로비엠 1.22배, 에코프로 1.20배, LG화학 1.10배는 사실상 평소와 큰 차이가 없어요. 새 자금이 들어와서 오른 게 아니라, 대장주가 뛰니까 따라 붙은 쪽에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수·대장주 상승분에서 개별 종목 몫을 분리해 보는" 방법은 예전에 SK하이닉스 주가 12.7% 급등분에서 삼성전자 몫을 빼봤던 글에서도 한 번 써먹은 적이 있는데, 반도체든 2차전지든 섹터가 한꺼번에 움직인 날엔 꽤 쓸모가 있습니다.

삼성SDI 주가가 +8% 뛴 날, 그다음 5일은 어땠을까요

그래서 지금 따라 들어가도 되느냐. 이건 예측이 아니라 과거 기록으로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 최근 2년 일봉을 전수로 뒤져봤습니다. 조건은 하루 상승률 +8% 이상, 확인 구간은 그 뒤 5거래일 종가 수익률입니다.

삼성SDI 하루 +8% 이상 급등 18회의 5거래일 뒤 수익률 (2024-08-28~2026-08-27, 필자 직접 계산)

2024년 8월 28일부터 2026년 8월 27일까지 조건에 맞는 날은 18회였고, 5거래일 뒤 성적은 승 14 · 패 4, 평균 +3.66%였습니다. 승률로만 보면 77.8%니까 숫자가 꽤 그럴듯해 보이죠.

단,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진 4번의 낙폭이 문제예요. 2026년 7월 23일 +11.46% 급등 뒤에는 5거래일 만에 -23.23%가 났고, 6월 29일 +12.53% 뒤에도 -11.82%였습니다. 반대로 잘 풀린 날은 1월 19일의 +23.25%처럼 크게 벌었고요. 평균 +3.66%라는 숫자는 이 양극단을 뭉갠 값일 뿐, 실제로 겪는 건 "+20%든 -20%든 둘 중 하나"에 가깝습니다.

표본이 18회밖에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이 정도 표본으로는 승률 77.8%를 법칙이라고 부를 수 없어요. 확률이 이렇게 생겼더라, 정도가 정직한 표현입니다.

석 달 내내 뒤지다가 하루에 앞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야를 좀 넓혀 보죠. 6월 1일 종가를 0%로 놓고 60거래일을 따라가 봤습니다.

삼성SDI·코스피·SK이노베이션 60거래일 누적 등락률 (2026-06-01 종가를 0%로 환산)

재미있는 게, 이 기간 대부분에서 삼성SDI(빨간 선)는 코스피(파란 선)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7월 말엔 -45%까지 밀렸었죠. 그러다 8월 27일 하루 만에 -12.73%로 올라서면서 코스피(-21.35%)를 위로 통과했습니다. 석 달치 열세를 하루에 뒤집은 셈이에요ㄷㄷ

그리고 아까 유독 안 오른다고 했던 SK이노베이션(회색 선)을 보시면, 같은 기간 -3.61%로 셋 중 가장 선방했습니다. 8월 27일에 덜 오른 게 아니라 이미 앞서 올라와 있어서 덜 튄 것에 가까워요. 하루짜리 등락률만 보고 "소외됐다"고 단정하면 틀린다는 뜻입니다. 필자도 표만 볼 땐 그렇게 읽었다가 이 그래프에서 생각을 고쳤습니다.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번 건에서 가장 눈여겨본 건 상승률 1등이 아니라, 같은 "2차전지" 딱지를 달고도 종목마다 반응이 갈렸다는 사실입니다. 전기차 캐즘으로 몇 년을 눌려 있던 이 섹터가 지금 다시 오르는 이유는 전기차가 잘 팔려서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미친 듯이 먹기 때문이거든요. 재료의 뿌리가 바뀌면 같은 섹터 안에서도 값이 매겨지는 순서가 바뀝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퓨처엠 사이에 벌어진 8%포인트 격차가 딱 그 신호였다고 봅니다.

허나 이 이야기에는 그늘도 같이 있습니다. 같은 날 밤 한국경제는 중국 나트륨 배터리 단가가 내년이면 LFP와 같아진다는 업계 관측을 전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북미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이제 막 들어간 시점인데, 추격하려던 대상의 가격이 또 내려가는 그림입니다. ESS 수요가 커진다는 것과 그 수요를 한국 업체가 가져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장이죠. 오늘 오른 건 앞의 문장이고, 검증이 필요한 건 뒤의 문장입니다.

오늘의 관전 포인트

  • 거래량이 유지되는지 — 2.16배로 들어온 자금이 이틀 만에 빠지면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납니다.
  •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대금의 사용처 — 증설인지 전고체인지 차입금 상환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북미 ESS 실제 수주 공시 —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들어갔고, 다음은 계약서가 나올 차례입니다.
  • 중국 나트륨·LFP 단가 흐름 — 여기가 무너지면 위 세 가지가 다 소용없어집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숫자를 직접 세어보면 기사 한 줄로는 안 보이던 게 가끔 보이는데, 그렇다고 그게 앞날을 맞히는 건 또 아니더군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시세·거래량 원시 데이터: Yahoo Finance 일봉 (2026-08-27 종가 기준, 필자 직접 계산)
서울경제, 「힘 빠진 반도체 대신 2차전지·전력이 달렸다… 코스피 6900선 안착」, 2026-08-27
SBS Biz, 「[증시 인사이트] 엔비디아 호실적 확인…코스피, 7천선 회복이 고비?」, 2026-08-27
뉴스토마토, 「코스피, 엔비디아 훈풍에 1.5% 상승…금리 인상은 부담」, 2026-08-27
한국경제, 「"내년엔 LFP와 단가 같아져"…나트륨 배터리, ESS 접수하나」, 2026-08-27
파이낸셜뉴스, 「삼성SDI, 투자재원 확보에 8%대 급등…이차전지주 동반 강세」, 2026-08-2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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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뒤 시간외에서 3.5% 올랐는데, 정작 발표 직후 30분 동안은 오히려 마이너스였습니다. 매출이 1년 만에 106% 늘었다는 숫자가 나왔는데도 시장이 잠깐 멈칫한 거죠. 그 30분 사이 투자자들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필자가 실적표 뒤쪽 숫자를 직접 계산해 따라가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엔비디아 주가를 흔든 건 매출 헤드라인이 아니라 현금흐름표였어요.

엔비디아 주가가 발표 직후 잠깐 밀렸던 이유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8월 26일 미국 정규장 마감(한국시간 8월 27일 오전 5시)과, 같은 날 장 마감 후 공시된 엔비디아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합니다. 원화 병기는 8월 26일 종가 환율 1달러 = 1,378.68원을 적용했습니다.

헤드라인 숫자는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분기 매출 962억 2,100만 달러(약 132조 원)로 1년 전보다 106%, 직전 분기보다 18% 늘었고요. 데이터센터 부문만 890억 달러로 117% 증가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2달러로 시장 예상치 2.09~2.10달러를 넘겼습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1,080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그것도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을 아예 0으로 놓고 계산한 숫자예요.

그런데 정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이미 1.59% 내린 209.66달러(약 28만 9천 원)로 마감했고,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도 한때 1.3% 더 밀렸습니다. 반등은 컨퍼런스콜이 시작되고 젠슨 황이 다음 회계연도 매출 성장 눈높이를 제시한 뒤에야 나왔어요. 시간외 217달러(약 29만 9천 원) 부근, 종가 대비 3.5% 수준입니다.

엔비디아(NVDA) 일별 종가, 최근 60거래일 (데이터: Yahoo Finance, 2026년 8월 26일 종가 기준. 시간외 가격은 보도 기준)
구분 Q2 FY26
(2025년 7월)
Q1 FY27
(2026년 4월)
Q2 FY27
(2026년 7월)
매출 467.4억 달러 816.2억 달러 962.2억 달러
영업이익 284.4억 달러 535.4억 달러 637.3억 달러
영업활동 현금흐름 153.7억 달러 503.4억 달러 240.8억 달러
잉여현금흐름 134.5억 달러 485.5억 달러 213.4억 달러
매출총이익률 72.4% 74.9% 75.0%

표를 옆으로 읽으면 이상한 구간이 하나 보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커지는데, 현금흐름 두 줄만 가운데서 튀었다가 다시 주저앉아요.

장부상 이익 1달러에, 실제로 들어온 현금은 38센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회사가 본업을 굴려서 실제로 통장에 들어온 돈입니다. 이번 분기 엔비디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40억 7,700만 달러(약 33조 원)로, 직전 분기 503억 4,4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 늘었는데 말이죠.

분기별 매출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단위 10억 달러 (데이터: NVIDIA 분기 실적발표 자료, 2026년 8월 26일)

비교를 좀 더 정직하게 하려고 영업이익으로 나눠봤습니다. 순이익으로 나누면 지분 평가이익 같은 본업 밖 항목이 섞여서 왜곡되거든요. 실제로 직전 분기 순이익 583억 달러에는 보유 주식 평가이익 159억 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영업이익 1달러당 실제 현금 유입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2025년 7월 분기 0.54달러, 2026년 4월 분기 0.94달러, 그리고 이번 2026년 7월 분기 0.38달러. 한 분기 만에 0.94에서 0.38로 떨어진 겁니다.

영업이익·순이익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 비율, 필자 계산 (데이터: NVIDIA 실적발표 자료)

돈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45일에서 60일로

차이가 어디서 났는지는 현금흐름표 안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채권이 223억 4,600만 달러 늘었고, 재고자산이 57억 8,400만 달러 늘었어요. 매출채권은 물건은 넘겼는데 아직 못 받은 돈이고, 재고는 만들어 놓고 아직 안 팔린 물건입니다. 둘 다 장부상 매출에는 잡히지만 통장에는 안 들어온 금액이죠.

여기서 매출채권 회수일수(DSO)를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매출채권 잔액을 분기 매출로 나눈 뒤 분기 일수 91일을 곱하면, 판 물건 값을 회수하는 데 평균 며칠이 걸리는지가 나옵니다. 7월 26일 기준 매출채권은 630억 5,900만 달러고요. 4월말 잔액은 공시에 직접 나오지 않아서, 1월말 잔액 384억 6,600만 달러에 1분기 증가분 22억 4,400만 달러를 더해 407억 1,000만 달러로 역산했습니다.

매출채권 회수일수(DSO) 필자 계산, 분기 일수 91일 기준 (4월말 잔액은 현금흐름표로 역산)

45.4일에서 59.6일. 한 분기 만에 14.2일이 늘었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더 선명해요.

매출·매출채권·재고자산의 직전 분기 대비 증가율, 필자 계산 (데이터: NVIDIA 대차대조표)

허나 이 숫자를 곧바로 부실 신호로 읽는 건 성급합니다. 엔비디아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 클라우드·오라클·코어위브 같은 초대형 사업자고요. 랙 단위로 나가는 베라 루빈 플랫폼은 설치와 검수에 시간이 걸려서 대금 회수가 뒤로 밀리는 게 구조적으로 자연스럽습니다. 대손이 터진 적도 아직 없고요. 다만 반도체 업종에서 매출채권과 재고가 매출보다 훨씬 빨리 불어나는 국면은, 사이클이 꺾일 때 가장 먼저 신호를 준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두 줄을 다음 분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계산해 볼 생각이에요.

회사가 직접 낮춰 잡은 다음 분기, 엔비디아 주가 전망의 변수

또 하나 눈에 걸린 건 회사가 스스로 제시한 3분기 매출총이익률입니다. 이번 분기 75.0%에서 74.0%(±50bp)로 1%포인트 낮춰 잡았어요. 매출은 1,080억 달러로 12% 더 키워 잡으면서 마진은 내린 겁니다.

분기별 매출총이익률과 회사가 제시한 3분기 가이던스 (데이터: NVIDIA 실적발표 자료)

다음 분기에 필자가 따로 확인해 볼 항목은 이 정도입니다.

  • 매출채권 회수일수가 59.6일에서 더 늘어나는지, 아니면 이번 분기가 일시적인 고점이었는지
  • 영업이익 대비 현금 회수 비율이 0.38에서 회복되는지
  • 매출총이익률이 회사 가이던스 74.0%를 지키는지, 아래로 벗어나는지
  • 재고자산 315억 7,500만 달러가 다음 분기 매출로 실제 소화되는지

레드곰의 시각

이번 공시에서 필자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건 대차대조표의 투자자산 항목이었습니다. 상장주식 보유액이 1월말 128억 8,600만 달러에서 7월말 427억 8,300만 달러로, 비상장주식은 222억 5,100만 달러에서 511억 5,700만 달러로 늘었어요. 6개월 동안 지분 매입에만 424억 400만 달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번 분기 GAAP 순이익 596억 8,800만 달러 중 77억 7,100만 달러가 이 주식들의 평가이익이었고요. GAAP 주당순이익 2.46달러가 조정 주당순이익 2.22달러보다 높게 나온 배경입니다. 보통은 반대죠 ;;

여기서 갈리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회사들이 그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GPU를 산다면, 그 매출은 얼마나 단단한가. 회사는 컴퓨트 파이낸싱 플랫폼으로 3자 자본 5,000억 달러 이상을 끌어오겠다고 발표했으니 이 구조는 더 커질 겁니다. 필자는 이게 곧바로 문제라고 보진 않아요. 다만 매출채권 회수가 14일 길어진 분기에 이 항목이 같이 커졌다는 사실은, 기록해 둘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회계 전문가가 아니고, 여기서 비교한 분기도 셋뿐이라 표본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 숫자는 전부 회사가 직접 공시한 자료 안에 그대로 들어 있는 것들이에요. 며칠 전에 엔비디아 주가가 7거래일 연속 밀렸을 때 반도체 낙폭 1위를 따로 짚어본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헤드라인 한 줄보다 표 아래쪽이 더 많은 걸 말해줄 때가 있더군요.

출처: NVIDIA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자료 및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서, 2026년 8월 26일 / Daum 금융 미국주식 시세, 2026년 8월 26일 장종료 기준 / Yahoo Finance 일별 종가 및 원달러 환율, 2026년 8월 26일 기준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필자가 공시 자료를 직접 계산해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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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사흘 만에 21% 오른 뒤, 나흘째 78,000달러 부근에서 옆으로 가고 있습니다. 차트 책에서 "강세 플래그"라고 부르는 모양이죠.

다음 상승을 위해 숨 고르는 자리라는 설명을 흔히 듣습니다. 정말 그런지 비트코인 시세 3년치를 전수로 세어봤는데, 조건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음 날 승률이 29%도 되고 67%도 되더군요.

지금 비트코인 차트에 뭐가 보이나

이 글의 모든 수치는 한국시간 2026년 8월 26일 오전 기준이며, 바이낸스 BTCUSDT 일봉 종가로 계산했습니다. 8월 26일은 아직 진행 중인 봉이라 계산에서 뺐습니다.

비트코인 일봉과 강세 플래그 구간, 최근 45거래일 (데이터: Binance BTCUSDT 일봉, 2026-08-25 종가 기준)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동안 종가 기준 64,725달러에서 78,338달러로 21.0% 올랐습니다. 그 뒤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은 75,546~81,273달러 사이에 갇혀 있고요. 급하게 오른 다음 좁은 폭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양, 이게 강세 플래그입니다. 깃대(급등)와 깃발(횡보)이라는 이름 그대로죠.

강세 플래그를 숫자로 정의해봤습니다

"보기에 그럴싸하다"로는 세어볼 수가 없으니, 기계가 셀 수 있게 조건을 못 박았습니다.

  • 깃대: 3거래일 종가 누적 상승률이 기준치 이상 (기준치를 6%·8%·10%·12%로 나눠서 각각 계산)
  • 깃발: 그 뒤 3거래일 동안 고가 최대값과 저가 최소값의 차이가 8% 이내
  • 유지: 깃발 마지막 날 종가가 깃대 마지막 날 종가의 95% 이상
  • 중복 제거: 앞선 신호와 5거래일 이내면 하나로 봄

이 조건을 2023년 12월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 999개 일봉에 전부 돌렸습니다. 그리고 신호가 뜬 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1일 뒤, 3일 뒤, 7일 뒤 수익률을 각각 뽑았습니다.

3년치를 전수로 세어봤습니다

깃대 기준 표본 D+1 승률 D+3 승률 D+7 승률
3일 +6% 이상 29회 45% 54% 46%
3일 +8% 이상 17회 29% 56% 62%
3일 +10% 이상 7회 57% 67% 67%
3일 +12% 이상 4회 50% 67% 67%
비교용: 아무 날이나 999회 51% 53% 53%
깃대 기준별 표본 수와 D+1 승률 (2023-12-01~2026-08-25 일봉 999개, 필자 집계)

표를 세로로 훑어보면 이상한 게 보입니다. 깃대 기준을 12%로 빡세게 잡으면 D+3·D+7 승률이 67%로 그럴듯한데, 그때 표본은 4회입니다. 동전 네 번 던져서 앞면 세 번 나온 것과 다를 게 없죠.

반대로 기준을 8%로 낮춰 표본을 17회로 늘리면 D+1 승률이 29%까지 떨어집니다. 아무 날이나 골랐을 때의 51%보다 한참 아래고요.

표본을 늘리면 왜 승률이 떨어질까

필자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조건을 빡세게 잡으면 남는 건 결국 진짜 크게 갔던 상승장의 한복판뿐입니다. 2024년 11월처럼 시장이 통째로 올라가던 구간이죠. 그런 날을 골라놓고 "패턴이 맞았다"고 말하는 건, 패턴이 맞은 게 아니라 상승장이 맞은 겁니다.

조건을 풀면 애매한 구간들이 섞여 들어옵니다. 급등했지만 그게 끝이었던 날, 횡보인 줄 알았는데 그냥 힘이 빠진 날들이요. 그리고 그런 날이 실제로는 더 많더군요 ;;

다음 날과 일주일 뒤의 비트코인 시세는 결론이 달랐습니다

신호 이후 D+1·D+3·D+7 승률과 기준선 비교 (깃대 3일 +8% 기준, 표본 17회)

표본 17회짜리를 기간별로 다시 보면 재미있는 게 나옵니다. D+1 승률은 29%로 형편없는데, D+3은 56%, D+7은 62%로 올라갑니다. 수익률 중앙값도 D+1은 -0.44%, D+7은 +2.60%입니다.

즉 이 데이터가 말하는 건 "다음 날 오른다"가 아니라 "다음 날은 오히려 한 번 더 눌리는 경우가 많았고, 일주일쯤 지나면 위쪽이 조금 우세했다"에 가깝습니다. 같은 신호를 보고도 하루를 재느냐 일주일을 재느냐에 따라 결론이 반대가 되는 겁니다.

신호 17회의 다음 날 수익률 분포 (데이터: Binance BTCUSDT 일봉, 필자 계산)

17회를 개별로 늘어놓으면 D+1 수익률이 플러스인 날은 다섯 번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마이너스였고요.

실패 사례를 봐야 합니다

가장 잘 됐던 사례와 가장 나빴던 사례를 나란히 놓아보겠습니다.

2024-11-09 신호와 2024-08-26 신호의 이후 7일 경로 비교 (필자 계산)

2024년 11월 9일 신호는 일주일 뒤 18.1%였습니다. 미국 대선 직후 비트코인이 한 달 내내 올라가던 구간이죠. 반면 2024년 8월 26일 신호는 다음 날 -5.4%, 일주일 뒤 -5.9%로 한 번도 위로 못 갔습니다. 같은 모양, 정반대 결과입니다.

둘의 차이는 차트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는 시장 전체가 올라가던 때였고, 하나는 아니었던 것뿐이죠.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번에 다시 확인한 건, 백테스트에서 조건을 조정하는 행위 자체가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기준을 6%에서 12%까지 네 가지로 돌려봤는데, 그중 가장 예뻐 보이는 숫자 하나만 골라 쓰면 "승률 67% 패턴"이 됩니다. 표본이 4개라는 사실은 조용히 빼놓고요. 지난주 5연속 양봉 편에서도 똑같은 함정을 만났었죠.

패턴은 확률의 언어이지 예언이 아닙니다. 지금 비트코인 차트에 강세 플래그가 보이는 건 사실이고, 8월 24일에 신호가 떴고, 8월 25일 D+1은 -0.57%였습니다. 통계가 말한 방향과 일치하긴 했는데 한 번 맞았다고 다음도 맞는 건 아니죠. D+3과 D+7이 어떻게 나올지는 며칠 더 봐야 알 수 있고, 필자도 모릅니다.

같이 읽어보실 만한 이전 글: 비트코인 시세 5연속 양봉 다음 날, 승률 100% 계산이 틀린 이유

출처

  • 비트코인 일봉 시가·고가·저가·종가·거래량: Binance BTCUSDT 1일봉 API (2023년 12월 1일 ~ 2026년 8월 25일, 999개 봉)
  • 승률·중앙값·표본 수: 위 원시 데이터를 필자가 직접 집계 (2026년 8월 26일 오전 KST 조회)
  • 기준선 수치: 같은 기간 전체 일봉의 1·3·7일 수익률 분포

※ 이 글은 과거 데이터를 세어본 기록일 뿐이며,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과거 통계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고,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큽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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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캐시 시세가 세계 최초의 지캐시 현물 ETF가 거래를 시작한 지 12시간 만에 7% 밀렸습니다. 8년 만의 최고가를 찍은 게 바로 그 직전이었죠.

상장이 악재였을 리는 없는데 왜 이럴까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첫 현물 ETF를 받았던 날을 지캐시 시세와 똑같은 자로 재봤더니, 낯익은 그림이 나오더군요.

뉴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 ZCSH가 열렸습니다

이 글의 모든 수치는 한국시간 2026년 8월 26일 오전 10시 45분 시점 기준입니다. 환율은 8월 25일 종가 1,383.98원을 적용했습니다.

현지시간 8월 25일 화요일 오전, 그레이스케일이 운용하는 지캐시 현물 ETF가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티커는 ZCSH, 기존 지캐시 신탁을 ETF로 전환한 상품이고 보수는 연 2.5%입니다. 프라이버시 코인을 현물로 담는 상장지수상품이 세계 어디에도 없었으니, 이게 첫 사례입니다.

지캐시(ZEC)는 거래 내역을 가려주는 기능을 가진 코인입니다. 규제 쪽에서 가장 껄끄러워하던 부류라, 이런 코인이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상품의 기초자산이 된다는 것 자체가 몇 년 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웠죠.

지캐시(ZEC) 시간별 가격, 최근 8일 (데이터: CoinGecko, 2026-08-26 10:45 KST 조회)

지캐시 시세는 개장 시각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필자가 시간별 가격을 직접 뜯어봤습니다. 뉴욕 정규장 개장은 한국시간으로 밤 10시 30분입니다. 그 직전 한 시간 동안 지캐시는 842.40달러(약 116만 6천 원)였습니다.

8/25 22:00 (개장 30분 전) 842.40 USD
8/25 23:00 (개장 30분 후) 818.74 USD (−2.81%)
8/26 02:00 802.94 USD (−4.68%)
8/26 09:00 (저점) 768.01 USD (−8.83%)
8/26 10:45 (현재) 782.67 USD (−7.09%)

개장 첫 한 시간에 2.81%가 빠졌고, 그 뒤로도 계단처럼 내려와 10시간 반 만에 8.83%까지 밀렸습니다. 상장 전 8일 동안 저점 502달러에서 고점 871달러까지 73% 올랐던 코인이, 정작 상장 당일부터 방향을 바꾼 겁니다.

ETF 개장 전후 지캐시 시간별 가격 (데이터: CoinGecko, 한국시간 기준)

전례를 찾아봤습니다 — 2024년 1월과 7월

이게 지캐시만의 일인지 궁금해서 과거 두 번의 "첫 현물 ETF"를 같은 방식으로 재봤습니다. 기준은 셋 다 동일하게 ETF가 거래를 시작하기 직전 가격으로 잡았습니다.

  • 비트코인: 2024년 1월 11일 상장. 상장 직전 46,628달러 → 사흘 뒤 −10.4%, 일주일 뒤 −11.5%
  • 이더리움: 2024년 7월 23일 상장. 상장 직전 3,440달러 → 이틀 뒤 −7.7%, 일주일 뒤 −4.7%
  • 지캐시: 2026년 8월 25일 상장. 상장 직전 842.40달러 → 12시간 뒤 −7.1%
첫 현물 ETF 상장 직전 대비 수익률 (데이터: Yahoo Finance 일봉·CoinGecko, 필자 계산)

세 번 다 상장 직후가 단기 고점이었습니다. 낙폭의 크기까지 비슷한 구간에 몰려 있고요.

다만 표본이 세 개뿐이라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세 번 반복됐다고 네 번째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죠. 그리고 비트코인은 저 하락 이후 두 달 만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단기 고점이었지 사이클 고점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필자가 보기에 두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ETF 상장은 날짜가 미리 공개된 이벤트입니다. 8월 초부터 그레이스케일의 서류 제출 소식이 나왔고, 시장은 그때부터 미리 샀습니다. 지캐시가 일주일 만에 54% 오른 게 그 결과죠. 정작 상장 당일이 되면 "미리 산 사람들이 파는 날"이 됩니다.

둘째, 세 건 모두 기존 신탁을 ETF로 전환한 구조입니다. 신탁에 몇 년씩 묶여 있던 물량이 ETF 전환과 동시에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 첫날부터 나갈 수 있는 물량이 생깁니다. 비트코인 때 GBTC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게 대표적이었죠.

그럼 지캐시 시세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8일 상승 구간에서 지캐시의 현재 위치 (데이터: CoinGecko 시간별 가격, 필자 계산)

8월 19일 저점 506달러(약 70만 원)에서 8월 24일 고점 871달러(약 120만 6천 원)까지 올랐던 구간을 놓고 보면, 현재 782.67달러는 오른 폭의 24.3%를 반납한 자리입니다. 아직 상승분의 4분의 3은 남아 있는 셈이죠.

허나 이 자리가 편한 자리는 아닙니다. 상장 전 일주일 상승률이 다른 메이저 코인들과 비교해도 유독 튀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7일 수익률 비교 (지캐시는 시간별 데이터로 필자가 직접 계산, 나머지는 CoinGecko 7일 변동률)

같은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은 21.6%, 이더리움은 27.9% 올랐습니다. 지캐시는 54.6%였고요. 시장 전체가 오른 구간에 ETF 재료가 얹혀서 두 배 이상 뛴 겁니다. 시장이 되돌릴 때 더 많이 되돌릴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죠 ;;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번에 다시 확인한 건, 재료가 좋은 것과 재료가 실현되는 날 가격이 오르는 건 별개라는 점입니다. 세 번의 "첫 현물 ETF"가 전부 같은 모양이었다는 게 우연이라기엔 좀 그렇더군요. 지난주 비트코인 편에서 ETF 자금과 청산 물량을 비교했을 때도 비슷했는데, ETF라는 단어가 붙으면 사람들은 자금 유입만 보고 그 자금이 들어오기 전에 누가 먼저 사뒀는지는 잘 안 봅니다.

물론 여기서 지캐시가 다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첫날 ETF 순유입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아직 집계가 안 나왔고, 그 숫자가 크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필자도 며칠 더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지금 아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같이 읽어보실 만한 이전 글: 비트코인 시세 7만 2천 달러, 숏 청산 27억이 ETF 자금의 4배

출처

  • 지캐시 시간별 가격·거래량·시가총액: CoinGecko API (2026년 8월 26일 오전 10시 45분 KST 조회)
  • ZCSH 상장 사실·티커·보수율: 그레이스케일 보도자료(GlobeNewswire, 현지시간 2026년 8월 25일), The Block·Benzinga 보도
  • 비트코인·이더리움 과거 가격: Yahoo Finance 일봉 종가
  • 국내 보도 참고: 지디넷코리아 (2026년 8월 24일)
  • 환율: Yahoo Finance USD/KRW 2026년 8월 25일 종가 1,383.98원

※ 이 글은 필자가 공개된 데이터를 직접 계산해 정리한 기록일 뿐,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큽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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