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열흘 동안 양봉·음봉을 여덟 번이나 갈아탔습니다.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매일 방향만 뒤집힌 셈이죠.
이런 톱니 국면이 얼마나 드문지, 그리고 이 다음에 보통 뭐가 오는지를 989일치 봉을 전부 세어서 확인해 봤습니다. 오늘 배울 건 이 '세는 법' 하나입니다.
오늘 배울 것 — '방향 전환 횟수' 세는 법
먼저 기준을 밝히겠습니다. 이 글의 봉은 바이낸스 BTCUSDT 일봉이고, 마지막 완성 봉은 2026년 9월 1일(UTC 기준)입니다. 한국시간 9월 2일 오전 9시에 마감된 봉이죠. 오늘 봉은 아직 진행 중이라 계산에서 뺐습니다.
세는 법 자체는 초등학교 산수 수준입니다.
- 봉 하나하나에 양(종가가 시가보다 높음) 또는 음(낮음) 딱지를 붙입니다
- 어제 딱지와 오늘 딱지가 다르면 '전환 1회'로 셉니다
- 최근 10봉을 이렇게 세어서 나온 숫자가 그날의 '전환 횟수'입니다
0에 가까우면 한 방향으로 쭉 미는 추세장이고, 10에 가까우면 매일 방향이 바뀌는 톱니장입니다. 지표를 새로 깔 필요도, 보조지표 설정을 만질 필요도 없습니다. 시가와 종가만 있으면 되니까요.
지금 비트코인 시세는 989일 중 상위 5%에 있습니다
8월 30일부터 이 숫자가 7을 넘겼고, 9월 1일 기준 8회입니다. 그런데 8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오시죠. 그래서 2023년 12월부터 어제까지 989일 전부의 전환 횟수를 세서 분포를 그렸습니다.
가장 흔한 건 5회로 272일이었습니다. 열흘 중 절반은 방향이 바뀌는 게 평범한 상태라는 뜻이죠. 8회 이상은 989일 중 51일, 5.2%뿐이었습니다. 9회는 6일, 10회 전부 뒤집힌 날은 3년 통틀어 딱 하루였고요 ㄷㄷ
그래서 다음엔 뭐가 왔나 — 41번을 다 세어봤습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전환 횟수가 7회 미만이다가 7회 이상으로 올라선 날'을 신호로 정의하고, 그 다음이 어땠는지 봤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8월 30일 신호를 빼면 과거 사례가 41번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백테스트 결과만 덜렁 보면 안 되고 '그냥 아무 날이나 샀을 때'와 비교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이 기간에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아무 날이나 사도 승률이 50%를 넘거든요. 그래서 두 숫자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 이후 | 신호 41번 평균 | 전체 989일 평균 | 차이 |
| 1거래일 | -0.64% (승률 37%) | +0.09% (51%) | -0.73%p |
| 3거래일 | -0.41% (39%) | +0.27% (53%) | -0.68%p |
| 7거래일 | +0.49% (51%) | +0.63% (53%) | -0.14%p |
| 14거래일 | +2.00% (56%) | +1.26% (54%) | +0.74%p |
모양이 재미있죠. 1~3거래일은 기준선보다 뚜렷하게 나쁘고, 7일쯤엔 차이가 사라지고, 14일에는 오히려 뒤집힙니다. 승률로 봐도 같은 그림입니다.
1거래일 뒤 승률이 37%였습니다. 기준선 51%보다 14%p 낮죠. 이게 이 세는 법에서 나온 유일하게 쓸 만한 정보입니다. 톱니 국면에 막 들어선 직후 며칠은 평소보다 아래로 갈 확률이 높았다는 것.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 숫자를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여기서 멈추면 위험한 글이 됩니다. 41번을 평균 내지 말고 하나씩 펼쳐보겠습니다.
2024년 1월 11일 신호 뒤엔 사흘 만에 9.9%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30일 신호 뒤엔 반대로 6.8%가 올랐어요. 평균 -0.41%라는 숫자는 이 둘을 섞어서 나온 값이지, 앞으로 -0.41%가 나온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이겁니다. 41번 중 16번은 3일 뒤에 올랐습니다. 열 번 중 네 번은 반대로 갔다는 얘기죠. 게다가 이 41번은 상승장·하락장·횡보장이 뒤섞인 3년치라, 국면별로 나누면 표본이 열 개 안팎으로 쪼그라들어 통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해집니다.
패턴은 확률의 언어이지 예언이 아닙니다. 필자가 MACD 교차 37번의 승률을 셌을 때도 결론은 비슷했는데, 그때도 승률 자체보다 기준선과 얼마나 벌어지는가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레드곰의 시각
필자가 이 세는 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측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지금 시장이 어떤 성격인지를 한 숫자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전환 8회는 "아무도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국면에서 추세추종 매매를 하면 위아래로 계속 얻어맞습니다. 손절이 자주 걸리고, 걸린 다음 날 되돌아오죠. 반대로 이 숫자가 3~4회로 떨어지면 그때가 방향이 생긴 구간입니다.
허나 단, 이 숫자에도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전환 횟수는 봉의 크기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 0.1% 짜리 도지도 한 번, 5% 장대양봉도 한 번으로 똑같이 셉니다. 8월 21일처럼 하루에 7% 넘게 오른 봉이 있어도 이 지표엔 흔적조차 남지 않아요. 그래서 이건 방향 지표가 아니라 성격 지표로만 써야 합니다. 오늘 이 글에서 딱 하나 가져가신다면 그거면 충분하겠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원시 데이터: Binance BTCUSDT 일봉 1,000개 (2023-12-08 ~ 2026-09-02, UTC 기준)
- 전환 횟수, 분포, 신호 41번의 이후 수익률과 기준선은 위 원시 봉 데이터를 필자가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 9월 2일 봉은 진행 중이므로 모든 통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글은 차트 읽는 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과거 통계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고, 가상자산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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