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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관세청, 비트코인 송금 실태파악 착수..핀테크 성장 '역풍' 우려도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이용한 해외송금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정부가 이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관세청이 합동으로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비트코인을 금융상품 등으로 규정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명확한 정의가 없어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단독]핀테크업체 '비트코인 송금' 외국환거래법 위반 논란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비트코인을 이용한 해외송금업이 외국환거래법 8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 금감원과 관세청 합동으로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가상화폐를 활용해 해외송금업을 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는 센트비, 코인원 등 13곳 내외로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해외송금 시장은 14조원에 달하는데 비트코인 송금이 정확히 어느 정도 차지하는 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핀테크 업체를 통해 비트코인 송금을 하면 은행을 이용하는 것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송금 수수료도 싸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송금을 원하는 사람은 원화를 핀테크 업체에 맡기면서 해당 국가와 계좌만 지정해 주면 된다. 핀테크 업체는 원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꿔 해당 국가 업체에 비트인으로 송금한 뒤 비트코인을 현지 화폐로 교환해 지정 계좌에 입금하는 식이다.

100만원을 송금하면 은행 이용시 수수료가 약 7만5000원(7.5%) 수준이지만 비트코인 송금을 하면 2만5000원(2.5%)으로 5만원이나 저렴하다. 휴대폰이나 온라인으로 간편 송금이 가능해 주중에 은행 갈 시간이 부족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송금은 반드시 은행을 경유하도록 돼 있다는 점. 현행법상 외화이체업은 등록된 금융회사만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핀테크업체가 사실상 '무등록 외국환업자'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비트코인이 대외지급수단인 '화폐'가 아닌 만큼 기본적으로 외국환거래라 볼 수 없다고 반박한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의 '정체'는 모호하다. 한국은행법상 법정통화가 아니며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도 아니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도 해당되지 않고 특정금융거래정보보고법상 금융거래정보에도 해당되지 않는 등 규제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 

미국 국세청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규정해 소득세를 부과하고 금융정보분석기구에서는 거래서비스 제공 기관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운다. 일본이나 독일은 일종의 '상품'으로 본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거래에서 발생한 이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송금이 엄격하게는 '환치기'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관세청의 관심사다. 환치기는 물품 등을 활용해 통화가 서로 다른 국가에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간 이뤄지는 불법외환거래다. 비트코인이 이 '물품'에 해당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비트코인 해외송금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핀테크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 송금을 '합법'으로 인정하면 현행 외환규제 체계가 무너질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부터 일정 자격을 갖춘 핀테크업체에 '전문외화이체업자' 자격을 주는 등 외화이체 문턱을 낮추고 있는 추세"라면서 "외국환거래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핀테크 산업 발전에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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