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선물 거래소를 처음 켜면 차트 옆에 이런 게 깜빡입니다. "펀딩비 0.0058% / 03:24:11". 뭔지 몰라도 일단 지나치게 되죠. 필자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펀딩비를 한 줄로 줄이면 롱과 숏이 8시간마다 서로에게 건네는 자릿세입니다. 거래소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아니라, 반대편에 앉은 사람에게 직접 주는 돈이에요. 오늘은 이게 정확히 뭔지, 어떻게 계산하는지, 실제로 얼마나 나가는지를 비트코인 1년치 실측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펀딩비 뜻 — 왜 이런 게 생겼을까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8월 25일 오전(한국시간) 바이낸스 BTCUSDT 무기한선물 기준입니다.
무기한선물에는 만기가 없습니다. 만기가 없으니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으로 수렴할 이유도 없어요. 놔두면 선물 가격이 현물에서 한없이 떨어져 나갈 수 있죠. 그래서 거래소는 인위적인 장치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게 펀딩비입니다.
- 선물이 현물보다 비쌀 때(롱이 많을 때) → 펀딩비 양수 → 롱이 숏에게 지급
- 선물이 현물보다 쌀 때(숏이 많을 때) → 펀딩비 음수 → 숏이 롱에게 지급
쏠린 쪽에 세금을 매기는 구조입니다. 롱이 계속 돈을 내야 하면 롱을 정리하게 되고, 그러면 선물 가격이 현물 쪽으로 내려오죠. 그래서 펀딩비 부호만 봐도 지금 시장이 어느 쪽에 쏠려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펀딩비 계산법 — 공식은 곱셈 하나입니다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 단계 | 내용 | 실제 대입 |
| 1. 포지션 명목가치 | 수량 × 현재가 (증거금이 아니라 전체 포지션 크기) | 1 BTC × 79,772달러 = 79,772달러 |
| 2. 펀딩비율 | 8시간마다 거래소가 고시 | 0.0100% |
| 3. 지급액 | 명목가치 × 펀딩비율 | 79,772 × 0.0001 = 7.98달러 |
| 4. 하루 / 1년 | 하루 3회(00·08·16시 UTC) 반복 | 하루 23.93달러 / 1년 8,735달러 |
여기서 초보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게 1번입니다. 펀딩비는 내가 넣은 증거금이 아니라 포지션 전체 크기에 붙습니다. 10배 레버리지로 7,977달러만 넣었어도 펀딩비는 79,772달러 기준으로 계산돼요.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1년치를 세어보면 — 평균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개념만 알면 반쪽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붙는지 알아야 하죠. 필자가 지난 1년(2025년 8월 25일~2026년 8월 25일) 바이낸스 BTCUSDT 펀딩비 1,095회 전부를 받아 세어봤습니다.
- 8시간 평균: 0.00302% → 연환산 약 3.31%
- 음수 비율: 261회 / 1,095회 = 23.8% (4번 중 1번은 숏이 롱에게 지급)
- 최댓값 +0.0100%, 최솟값 -0.0152%(2026년 2월 7일)
- 0.0100%가 자주 보이는 건 이게 거래소 기본값이자 사실상의 상단이기 때문입니다
연 3.31%면 은행 예금 이자쯤 되는 수준이라 별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허나 이건 1년 평균일 뿐이에요. 장세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펀딩비는 시장 심리의 온도계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월별로 잘라봤습니다. 여기서 진짜 그림이 나옵니다.
2026년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간 펀딩비가 마이너스였습니다. 연환산으로 -0.83%, -1.09%, -2.16%. 음수가 나온 비율도 각각 53.6%, 55.9%, 64.4%였고요. 이 시기는 비트코인이 크게 밀렸던 구간입니다. 숏이 쏠려 있었으니 숏이 롱에게 돈을 낸 거죠.
반대로 최근인 7월과 8월은 연환산 6.66%, 6.77%로 올라왔고 8월은 음수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랠리가 나오면서 롱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최근 8회 연속 상한인 0.0100%가 찍혔습니다.
즉 펀딩비는 가격을 예측하는 지표라기보다 지금 어느 쪽이 붐비는지 알려주는 계기판입니다. 붐비는 쪽은 청산에도 취약하고요.
그래서 실제로 얼마가 나가나요
1 BTC(약 7만 9,772달러, 원화로 약 1억 1,024만 원) 롱을 들고 있다고 가정하고 세 가지 경우를 계산했습니다.
1년 평균 수준이면 8시간에 2.41달러, 1년이면 2,640달러입니다. 최근 7일 평균(0.00808%)이면 1년 7,062달러, 상한이 계속 유지되면 8,735달러네요. 가격이 1원도 안 움직여도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돈입니다.
레버리지를 쓰면 펀딩비도 레버리지가 걸립니다
앞서 미뤄둔 이야기입니다. 펀딩비는 포지션 크기에 붙고 증거금은 그보다 훨씬 작으니, 증거금 대비로 환산하면 숫자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 7일 평균(연 8.85%)을 기준으로 보면 1배는 연 8.9%지만 10배는 연 88.5%, 20배는 연 177.1%입니다. 20배 레버리지로 롱을 잡고 1년을 버티면 가격이 그대로여도 증거금의 1.7배가 펀딩비로 빠져나간다는 뜻이에요. 물론 그전에 청산당하겠지만요;;
단, 오해는 없으셔야 합니다. 펀딩비가 늘 이 수준으로 유지되진 않습니다. 앞서 봤듯 몇 달씩 마이너스인 구간도 있었고, 그때 롱을 들고 있었다면 오히려 돈을 받았을 겁니다. 다만 방향이 맞아도 시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쌓인다는 것, 그리고 그 비용이 레버리지에 비례한다는 것은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정리하면
- 펀딩비는 거래소 수수료가 아니라 롱과 숏이 8시간마다 주고받는 돈입니다.
- 계산은 포지션 명목가치 × 펀딩비율. 증거금이 아니라 포지션 전체에 붙습니다.
- 비트코인 1년 평균은 8시간당 0.00302%, 연 3.31%. 4번 중 1번은 음수였습니다.
- 부호는 시장 쏠림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하락장이던 2~4월엔 석 달 내리 마이너스였어요.
- 레버리지 배수만큼 증거금 대비 부담이 커집니다. 20배면 최근 수준에서 연 177%입니다.
필자도 처음엔 이 숫자를 그냥 넘겼습니다. 몇 번 계산해보고 나서야 왜 장기 보유를 현물로 하라는 말이 나오는지 알겠더군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RSI 보는 법과 과매도 30의 함정, 비트코인 1년치로 세어봤습니다 — 같은 방식으로 지표 하나를 1년치 실측으로 뜯어본 글입니다.
출처 및 기준 시각
- 펀딩비 원본 데이터: 바이낸스 선물 API(BTCUSDT 무기한), 2025년 8월 25일~2026년 8월 25일 1,095회 전량. 평균·분포·월별 집계·음수 비율은 필자가 직접 계산했습니다.
- 가격·미결제약정: 바이낸스 선물 API, 2026년 8월 25일 오전 한국시간 조회 (마크가격 79,771.80달러)
- 레버리지별 부담률과 기간별 지급액은 위 실측 펀딩비를 대입해 필자가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거래소·종목·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 환율: 1달러 = 1,382.08원 (2026년 8월 25일 기준)
※ 이 글은 지표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거래나 상품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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